내용요약 풍선효과 지속…비인기지역까지 올라
"투기성 단타 많아 어느날 폭락할 수도"
오산시 전경. /오산시 제공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서울 집값은 꺾이고 있지만, 반대로 수원과 용인 등 수도권 지역에선 집값이 널뛰기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세는 그간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외면받던 오산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규제로 서울 주택 시장을 누르자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투자 또는 수요가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오산 등 비인기 지역의 경우 투기 세력이 일시에 빠지게 되면 집값이 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6일 한국감정원이 내놓은 월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오산은 지난 1월 0.18% 올랐다. 무려 15개월만의 상승전환이다.

오산은 2018년 10월 매매가가 0.03% 오른 후 단 한번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침체된 지역이었다. 때문에 특별한 호재가 없는데도 상승으로 전환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상승세는 신축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오산시 수청동 오산대역더샵센트럴시티 분양권은 전용면적 67㎡ 기준 지난달 4억3130만원에 팔렸다. 전달 실거래가인 3억3480만원과 비교하면 9000만원 가량 오른 가격이다.

4억원이 넘은 가격에 거래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단지의 호가 역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2억9000만원 부터 3억 초중반대에 거래되던 것이 피(프리미엄)가 1억 이상 붙은 4억원 대에 매물이 나왔다.

오산시티자이1차1단지 전용 78㎡도 지난달 11일 3억3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 단지 신고가인 2017년 9월 3억410만원에 근접한 상태다. 3억원 이상의 가격으로 실거래가가 찍히게 된 것은 3억240만원으로 매매가 이뤄졌던 지난해 2월 이후 1년여 만이다.

매물도 3억원 밑으로는 찾아보기 힘들다. 네이버 부동산 플랫폼에 등록된 전용 78㎡ 주택형의 경우 제일 낮은 가격이 3억원에 등록된 물건이다. 3억5000만원이 가장 높은 호가다. 이 단지는 기존 호가 대비 2000만~7000만원까지 올랐다.

수청동 A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생겨나긴 했다"며 "실제로 높은 금액에 거래되기도 했고, 이 때문인지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여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이 비단 오산만의 얘기는 아니다. 수원과 용인 등은 매달 상승폭을 키워가고 있다. 수원의 경우 12월 0.92%, 1월 1.46%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12.16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던 12월에는 전달(0.35%)에 비해 상승폭이 2배 이상 커졌다. 용인도 12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특히 리모델링 등 호재가 있는 수지구는 지난달에만 2.43%가 올랐다.

이렇듯 수도권 주택 시장이 점차 과열 양상을 띠는 것은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의 영향이라고 부동산 업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양도소득세와 대출 등 규제가 강화된 서울에 투자하기보다는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지역으로 투자수요가 이동했다는 의미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규제로 인해 수도권의 집값이 정상적인 범주에서 벗어나 움직이고 있다"며 "오산 같은 경우도 오를 호재가 없는 곳인데, 풍선효과로 수원 등 인근 지역이 급등하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더 저렴한 곳으로 손을 뻗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풍선효과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오산 같은 비 인기지역의 경우 투자수요가 빠지면 폭락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비인기 지역인 오산 같은 경우 당장 하락한다해도 이상하지 않다"며 "다른 지역과 달리 오산의 경우 상승세가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학회장도 "수도권 중에서도 인기지역의 경우 규제가 계속된다면 상승할 가능성이 크지만, 오산 등의 비인기지역은 투기성 단타가 많기 때문에 어느날 폭락할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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