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하나은행 5% 고금리 특판 흥행
저금리 기조와 안전자산 선호가 배경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저금리 기조와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특판 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1%라도 더..."

지난 3일 하나은행이 내놓은 연 5%대 고금리 특판 적금이 이른바 '대박'을 쳤다. 하나은행이 최근 사흘 간 판매한 ‘하나 더 적금’은 총 136만7000좌가 발급됐으며, 3788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일반적으로 은행 적금 상품이 5만좌를 넘으면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업계에선 하나은행의 대박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 더 적금'은 최고 연 5.01%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기본금리 연 3.56%에 우대금리 연 1.27%p를 적용한 상품이다. 가입기간은 1년, 가입금액은 월 10만원 이상 30만원 이하다.

하나 더 적금이 흥행에 성공하자 일각에선 저금리 기조와 안전자산 선호가 그 배경이 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저금리 시대에 자금 운용처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부담감 없이 소액을 투자할 수 있는 은행 특판 적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식시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 변수로 불확실한 상황”이며 “대규모 손실을 가져온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사태로 원금 손실이 가능한 펀드보다는 안전자산인 예·적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은행의 정기적금 금리가 낮아졌고 이에 따라 특판 상품에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연 1.70%에서 1.50%, 10월 1.50%에서 1.25%로 각각 0.25%p 내렸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6일 기준 18개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가입기간 1년 적금 상품은 66개로 세후 이자율은 연 0.72~2.03% 수준이다. 이들 상품의 세후 이자율 평균은 1.31%에 불과했다. 

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의 상품에 가입하려는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예상된다. 감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병했던 지난 2015년 6월 한국은행은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p 떨어뜨렸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했던 지난 2003년에는 5월과 7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지난달 30일 감염병 발생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감염병이 발생한다고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아니고 경제와 물가 금융안정 상황을 봐서 결정한다”며 “사스나 메르스 사태 때는 물가 상황이 좋지 않아 금리를 내렸고 신종 코로나가 앞으로 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대규모 원금손실을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부터 환매 중단을 선언한 ‘라임자산운용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에 따르면 전체 사모펀드 잔액에서 개인 판매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사모펀드 판매 잔액(407조 1278억원) 대비 개인 판매 잔액(23조9156억원)은 5.87%를 차지했다. 전월 6.01% 대비 0.14%p 감소한 수치다. 

사모펀드 개인 판매 잔액은 지난해 7월부터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사모펀드 개인 판매 잔액은 23조9156억원으로 전월 24조1120억원보다 0.81% 줄었다. 

한편,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해서 판매된 사모펀드 계좌는 3만7409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6월 말 2만2106개 대비 37.1% 감소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요즘 예·적금 금리가 워낙 낮다보니 특판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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