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영업익 아모레 영업이익 4982억원… LG생활건강 영업이익 8977억원
해외 사업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 감소…올해 변수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떠올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회장 / 아모레퍼시픽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국내 코스메틱 시장을 선도하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실적이 공개됐다. K-뷰티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 규모가 확장되는 상황에서 두 업체의 희비가 크게 갈렸다.

6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전년 대비 3.4% 늘어난 6조2843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2018년 같은 기간 보다 매출이 7.5% 증가한 1조5025억원을 달성했다.

표면적 매출로는 성장세를 띠었지만 영업을 얼마나 잘했는지를 나타내는 영업이익 지표를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49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9.3% 감소하는 수치를 보였다.

영업이익 감소는 대부분 해외 사업에서 온 결과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해외 사업 영업이익 부문에서 2018년 대비 49.7% 하락한 1040억을 기록했다. 이들은 신규투자와 채널 확대 등 마케팅 비용 증가를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아모레퍼시픽의 적수인 LG생활건강은 고속성장 궤도를 달리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5년 연속 성장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 화장품 사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5% 늘어난 4조7458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14.7% 증가한 8977억원을 달성했다.

두 업체의 희비를 결정한 건 해외사업이다. 그중에서도 매출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중국 내 사업 둔화 문제가 가장 컸다.

최근 중국 코스메틱 시장에는 ‘럭셔리’ 라인이 대세라 이니스프리와 같은 중저가 브랜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아모레퍼시픽 고급 라인인 ‘설화수’까지 매년 1조원 수준 매출에 맴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지난 20년간 ‘노 모델’ 정책을 고집하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켜온 설화수는 2017년부터 한류스타 ‘송혜교’를 기용해 중국 입지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 LG생활건강 제공

반면 LG생활건강은 대표 럭셔리 브랜드 ‘후’를 앞세운 고급화 전략으로 해외 시장을 사로잡았다. ‘후’는 일찌감치 ‘로얄 헤리티지 후'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한류스타 이영애를 모델로 기용해 중국 마케팅을 확대해왔다.

그 결과 2018년 국내 화장품 단일브랜드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매출 2조5836억원에 달성하는 쾌거를 얻었다. 여기에 자사 고급 브랜드 ‘숨’과 ‘오휘’ 판매량도 꾸준히 늘어 럭셔리 화장품 해외사업 매출이 약 48% 증가하는 고속 성장을 이루고 있다.

문제는 업계에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변수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6일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일명 우한 폐렴) 확진자는 2만8018명, 사망자는 563명에 이른다. 신종 전염병 확산으로 중국인들의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국내 면세점과 중국 현지 매출이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중국에서 훨훨 날고 있는 LG생활건강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KB 증권은 LG생활건강의 2020년 면세점 매출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17%에서 5%로 하향 조정하고 중국 매출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23%에서 18%로 내렸다.

업계마다 예상치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LG생활건강 매출에 단기적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는 입장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두 업체 모두 면세점과 중국 현지 매출에 30~40%가량 크게 의존하는 만큼, 이번 사태로 어느 정도 매출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라면서 “매출망을 다변화하고 12조에 이르는 국내 온라인 화장품 시장을 정복하는 자가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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