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카오페이, 바로투자증권 인수 통해 증권업 진출
3000만 가입자 기반 '투자, 자산관리 대중화' 포부
온라인 대표 증권사 키움증권, 고객 뺏길까 우려
카카오페이는 6일 바로투자증권을 계열사로 편입하고, 사명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변경했다./카카오페이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설립하며 은행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온 카카오가 증권업에 진출한다. 카카오는 계열사인 카카오페이를 통해 지난 2018년부터 바로투자증권 지분 인수를 추진해왔다.

카카오가 은행에 이어 증권사마저 손에 쥐게 되면서 카카오발 금융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앞세워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또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여러 계열사를 통해 은행과 간편결제, 모빌리티(이동수단) 등 다양한 분야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정례회의를 통해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대주주 변경 승인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를 통한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이 현실화 됐다.

카카오페이는 6일 바로투자증권을 계열사로 편입하고, 사명을 '카카오페이증권'으로 변경했다. 지난 2018년 10월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1년 4개월여 만이다. 바로투자증권은 2008년 설립된 중소형 증권사로, 다양한 금융투자상품 중개와 채무증권에 대한 투자매매, 기업금융(IB) 등에 강점을 갖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전체 경영 총괄 및 신설된 리테일 사업 부문은 새로 선임된 김대홍 대표가, 기존 기업금융 사업 부문은 윤기정 대표가 맡는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첫 행보는 '투자 및 자산관리의 대중화'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그 첫 발걸음으로 기존 카카오페이 사용자를 카카오페이증권 고객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현재 카카오페이의 누적 가입자수는 30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회사 측은 "카카오페이 플랫폼의 편의성·연결성·기술력을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 경험이 부족하거나 자산 규모가 적은 사용자들도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카카오페이증권은 현재 P2P 상품 위주인 카카오페이의 투자 서비스에 펀드를 추가하고, 장기적으로는 투자 솔루션·자문형 자산배분 서비스와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비대면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대홍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카카오페이와 협력해 새로 신설된 리테일 부문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기존의 기업금융 부문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카카오의 야심찬 증권업 진출에 국내 대표 온라인 전용 증권사인 키움증권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그간 모바일과 온라인 HTS(홈트레이딩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워 개인 주식투자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20~30대 등 젊은층을 비롯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가 온라인 주식거래 분야에 집중할 경우,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뱅크를 통해 자신들의 저력을 업계에 확인시켜 준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4월 은행업 본인가를 받은 이후 1년도 채 안돼 500만 계좌를 돌파했으며, 출범 2년 만에 계좌개설 고객수 10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전체 고객의 85% 가량이 20~40대 고객으로,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카카오뱅크는 젊은 고객들을 타겟으로 한 모임통장과 저금통 서비스, 비상금 대출, 26주적금 등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며 금융권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기존 은행들보다 쉽고 빠른 해외송금 서비스와 저렴한 대출금리, 보다 높은 예·적금 금리 등을 앞세워 고객몰이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작년엔 흑자전환에도 성공하면서 출혈경쟁을 통해 고객 유치가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반면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이 생각만큼 큰 파장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규모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카카오의 강점이지만, 최근 증권업계의 주요 수익 구조가 자기자본에 의한 IB(기업금융)업무와 고액자산가 대상의 WM(자산관리)업무로 이뤄지고 있어 당장 기존 증권사들이 체감하는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또한 최근 대부분 증권사들이 온라인 주식거래에 있어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브로커리지 분야에서 카카오페이증권이 수익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카카오뱅크를 통해 은행권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킨 것은 사실이지만,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라며 "카카오뱅크가 자리 잡기까지 다소간의 시간이 걸린 만큼 카카오페이증권도 향후 사업 진행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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