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시사평론가 김용민이 '거리의 만찬' 시즌2를 자진 하차했다.

김용민이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거리의 만찬’ 시즌2(이하 '거리의 만찬2') 진행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시청자들의 반발이 일자 자진 하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신현준과 함께 2MC 체제였던 ‘거리의 만찬2’ 방송도 차질을 빚게 됐다.

6일 ‘거리의 만찬’ 측은 “김용민이 MC 자리에서 하차하는게 맞다”며 “방금 사의를 표하신 탓에 재정비 시간이 필요해 시즌2 첫방송 일자가 연기될 것 같다. 내부적으로 논의 후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김용민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존경하는 양희은 선생께서 ‘거리의 만찬’에서 하차하신 과정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제가 이어받을 수 없는 법이다”라며 “‘거리의 만찬’의 가치와 명성에 누가 될 수 없기에 어제 제작진께 사의를 표했고 오늘 여러분께 알리게 됐다. 앞으로 ‘거리의 만찬’으로 인해 세상이 더욱 밝고 아름답게 되기를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시즌2 MC로 김용민을 유지하려 했던 KBS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이미 ‘거리의 만찬2’ 첫회 촬영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갑작스럽게 하차하면서 오는 12일 예정된 프로그램 기자간담회도 취소될 예정이다.

‘거리의 만찬’은 지난 19일 시즌1이 종영했다. 지난 2018년 7월 KTX 해고 승무원의 이야기를 담은 ‘그녀들은 용감했다’ 편으로 1회를 시작한 ‘거리의 만찬’은 2018년 11월 16일 정규 편성 된 후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며 한국YWCM연합회 ‘좋은 프로그램상’, 여성가족부의 ‘양성평등 미디어상’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거리의 만찬’을 이끈 세 여성 MC 양희은, 박미선, 이지혜가 성추행 위험에 놓인 여성 노동자 등 그간 프로그램에서 잘 다뤄지지 않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잘 이끌어내줬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오는 16일 시즌2로 새단장하는 ‘거리의 만찬’에는 시사평론가 김용민과 배우 신현준이 낙점되자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2012년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하기도 한 김용민은 앞서 여성혐오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어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KBS 시청자권익센터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거리의 만찬 MC 바꾸지 말아주세요’라는 청원은 2만명 가까운 시민의 지지를 얻고 있다.

게다가 기존 여성 MC들이 KBS를 통해 ‘일방적 하차’를 통보받았다고 알려져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양희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지혜, 박미선과 찍은 사진과 함께 “‘거리의만찬’ 우리 여자 셋은 MC 자리에서 잘렸다. 그 후 좀 시끄럽다. 청원이 장난 아니다”라는 글을 남기며 일방적 하차 통보설에 힘을 실었다.

사진=KBS '거리의 만찬', 김용민 페이스북

최지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