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2020시즌 한화 이글스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부활은 ‘베테랑 삼총사’ 김태균(38), 이용규(35), 이성열(36)에게 달렸다.

한화는 지난 시즌 투타 동반부진 속에 9위로 추락했다. 팀 평균자책점(ERA)은 4.80으로 9위, 팀 타율은 0.256으로 8위에 그쳤다. 마운드 붕괴가 두드러졌지만, 타선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2년 연속 팀 타율 8위에 그쳤다. 3할 타자는 김태균이 유일했고,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린 선수는 제라드 호잉(31)과 이성열 둘뿐이었다. OPS는 0.686로 9위, 조정득점생산력(wRC+ㆍ스탯티즈 기준)도 92.1로 9위였다. 거의 모든 공격 지표에서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2020시즌 재도약을 위해선 마운드 재정비가 최우선이지만 타선도 반드시 재건해야 한다.

한화가 믿을 구석은 이를 악문 베테랑들이다. 한화 타선의 핵심인 김태균, 이용규, 이성열은 남다른 각오로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 야수진에서 서열 1~3위인 이들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후배들을 이끌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시즌 한화 타선을 지탱했던 김태균은 이번 겨울 세 번째 FA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예상을 깨고 1년 계약을 했다. 단기 계약은 김태균의 선택이었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내서 1년 후 은퇴가 아니라 재평가를 받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태균은 스프링캠프를 떠나기에 앞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었고, 마음을 다잡고 싶었다. 팀도 재작년에 5강에 갔지만 작년에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 서로 재무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김태균의 올 시즌 숙제는 장타력 회복이다. 그의 장타율은 2017년 0.545에서 2018년 0.476, 지난해 0.395로 떨어졌다. 독한 마음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김태균은 "정확히 치는 것은 아직도 자신 있다. 팬들이 장타력이 떨어진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것을 안다. 장타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장타도 일단 방망이에 정확하게 맞아야 만들 수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용규. /연합뉴스

지난 시즌 팀과 갈등을 빚으며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린 이용규도 간절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주장 완장까지 찬 이용규는 주전 중견수와 테이블 세터의 중책을 맡아야 한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주전 유격수 하주석(26)과 센터라인 재건의 중심 구실을 할 예정이다. 스피드를 살리기 위해 전성기 시절과 비슷한 수준으로 체중을 감량한 그는 “나이가 들어서 스피드 떨어졌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다. 제가 팀에 보탬이 될 방법은 100경기 이상 뛰면서 도루 30개 이상을 하는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관건은 실전 감각 회복이다. 1년 공백기를 딛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 그는 “경기 감각이 떨어져서 못한다는 건 핑계다”라며 “마무리 훈련에 앞서 교육리그에서도 10경기 이상 뛰었다. 그 때 ‘실전감각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겠다’고 느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성열. /OSEN

거포 이성열도 마지막 불꽃을 태울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3시즌 동안 이성열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팀 공격을 이끌었다. 2017년 홈런 21개, 2018년 홈런 34개, 지난해 홈런 21개를 날렸다. 공로를 인정 받은 그는 이번 겨울 한화와 2년 최대 14억 원(계약금 3억 원ㆍ연봉 총 9억 원ㆍ옵션 2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이성열도 김태균처럼 동기부여 차원에서 독특한 계약을 맺었다. 2021년 시즌 종료 후 구단이 재계약을 희망하면 1년 6억 원 옵션 계약이 자동으로 이어지는 조건이다. 한화에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겠다는 이성열의 의지가 강했다. 이성열은 “2021년까지 2년 계약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1년을 더 뛰고 싶었다. 구단이 좋은 조건을 제시해준 만큼, 성적으로 보답해야 한다. ‘도전’한다는 자세로 임할 것이다. 책임감도 커졌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도 한화의 주포 노릇을 해야 하는 이성열이다. 장타자가 부족한 한화 타선에서 이성열의 비중은 크다. 그는 "홈런 개수를 딱 정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쳤던 것보단 많아야 팀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많이 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지난해 팀이 9위를 해서 약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그런 말을 듣지 않으려면 가을야구에 도전해야 한다. 5강 싸움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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