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삼성·LG 미래먹거리 선점 위해 인수합병 본격화... LG 관련사업 매출 5조 돌파
LG전자가 CES2020에서 진화된 인공지능(AI) 커넥티드 카 라이프를 선보였다. /이승훈 기자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집에 낯선 사람이 방문할 경우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상황을 파악, 차량에 탑재된 ‘AI 음성 인식’ 장비가 이를 알려주고, 집 도착 전에 집안의 조명과 에어컨을 켜 놓는다. 또 탑승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장거리 주행으로 운전자가 졸려할 경우 음악을 제안해 준다. 음성을 통해 영화 티켓과 식당을 예약하고, 화상회의에도 차안에서 참여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디지털 콕핏’을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사업 분야로 영역 확장에 나섰다. 양사는 AI·5G·음성 인식 등 IT기술을 결합시켜 최첨단 ‘커넥티드 카’ 솔루션을 제시한다.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디지털화된 자동차 계기판)은 미래 자동차의 핵심 전장 기술로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과 오디오 등으로 구성된 운전석과 조수석 전방 영역의 차량 편의기능 제어장치를 디지털 전자기기로 구성해 만든 장치다. 전면 유리 하단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운전자의 손쉬운 차량 제어를 지원할 뿐 아니라 동승자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행위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디지털 콕핏의 특징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전자는 디지털 콕핏 기술 확보와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양사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과 손잡으며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우선 LG전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 ‘GM(General Motors)’ 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에 플라스틱 올레드(P-OLED) 기반 디지털 콕핏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공급한다.

LG전자가 공급한 P-OLED 기반 디지털 콕핏을 차량에 적용한 이미지 예시. /LG전자 제공

LG전자는 2021년형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차량에 디지털 콕핏 시스템을 공급한다. 디지털 콕핏은 초고해상도 P-OLED 디스플레이와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구성을 보면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계기판, ‘AVN(Audio·Video·Navigation)’, ‘뒷좌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RSI: Rear Seat Infotainment)’ 등으로 구성된다. 12.6인치 화면 두 개로 구성된 뒷좌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뒷좌석 좌우 탑승객간 화면 공유 ▲스마트폰, 노트북 등 외부 기기와의 손쉬운 연동 ▲뒷좌석 화면에서 차량 오디오 시스템 조작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또 LG전자는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도 자체 개발했다. 소프트웨어는 자동차 기능 안전성 국제표준인 ‘ASIL(Automotive Safety Integrated Level)’을 충족한다.

앞서 삼성과 LG전자는 미래형 모빌리티가 화두가 됐던 지난 CES2020에서 이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이동수단에서 인공지능 경험을 보여주는 커넥티드카 존을 선보였으며, 삼성은 자율주행 시대를 맞아 5G 기반의 디지털 콕핏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디지털 콕핏 2020'은 앞좌석에는 총 8개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뒷좌석에는 탑승자 소유의 태블릿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전 운전을 지원하는 기능을 대폭 강화, 대시보드 내에 설치된 플렉서블 LED와 차량 뒷면에 마이크로 LED를 통해 알림·경고·상황 메시지 등을 전달한다. 또 삼성전자의 통합 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와 더욱 진화한 '빅스비'가 적극적으로 운전자와 소통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적용한 TCU(Telematics Control Unit, 차량용 통신 장비) 기술도 선보였다. 탑승자는 5G TCU를 통해 주행 중에도 고화질 콘텐츠와 HD맵을 실시간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끊김없이 화상 회의를 하거나 게임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다.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0'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5G를 기반으로 차량 내부와 주변을 연결해 더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디지털 콕핏 2020'을 시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완성차 업체 및 글로벌 협업 강화 노력

삼성전자와 하만이 공동 개발한 5G TCU는 내년에 양산되는 BMW의 전기차 '아이넥스트(iNEXT)'에 탑재된다. 이는 5G TCU가 실제 차량에 적용되는 첫 사례다.

또 삼성전자는 서울시 버스와 택시에 5G TCU를 탑재한 실증 사업을 SK텔레콤과 함께 진행 중에 있다.

지난해 4월 하만은 중국 전기차 제조기업 BJEV(베이징 일렉트릭 비히클)'에 디지털 콕핏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또 삼성은 BJEV의 프리미엄 차량 '아크폭스(ARCFOX) ECF'에 디지털 콕핏을 탑재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美 차량용 음성인식 솔루션업체인 쎄렌스사와 손잡고 webOS Auto(웹OS 오토) 기반의 IVI(In-Vehicle Infotainment,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에 적용할 음성인식 솔루션을 강화에 나섰다.

또 LG전자는 비슷한 시기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 조인트벤처 설립을 위한 협약도 맺었다. 조인트벤처는 webOS Auto(웹OS 오토)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지털 콕핏, 뒷좌석 엔터테인먼트시스템(RSE), 지능형 모빌리티를 위한 시스템과 서비스 등을 개발한다.

삼성·LG 미래먹거리 선점 위해 인수합병 본격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본격화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미국 전장 전문기업 하만을 9조원에 인수했으며, LG전자는 2018년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기업 ZKW를 1조 4440억원에 인수했다. 양사 모두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이었다.

LG전자 VS(전장)영업본부는 지난해 194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사상 처음으로 매출 5조 원을 넘겼다. 최근 4분기 실적 컨콜에서 밝힌 VS사업본부의 수주잔고는 50조 원 가량이다.

올 초 CES 2020 기자간담회에서 권봉석 LG전자 CEO (사장)은 "현재 추정 매출과 제품 원가율 등을 따져봤을 때 21년도에 턴어라운드 예상한다"며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전장사업 별도로 매출을 집계하고 있지 않아 구체적인 실적 확인이 어렵다. 하만은 지난해 매출 10조800억원, 영업이익 320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4%, 100% 증가했다. 다만 이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텔레메틱스 보안 등 기존 하만 제품의 실적 증가라는 분석이다.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장(부사장)은 "5G 상용화 계기로 3~4년 후 5G TCU가 시장에서 1위할 것"이라며 "BMW가 내년에 상용화하는 등 하만의 수주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하만 매출이 10% 성장했고 올해도 10% 성장이 목표다"며 "삼성과 하만의 시너지가 본격 발생하는 2022년부터는 매년 두 자리 수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지난해 9조 8000억 원 규모에서 오는 2023년에는 12조 원 규모를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