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홍수아가 중국영화 ‘목격자: 눈이 없는 아이’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는 방관자들을 향한 비판 어린 시선과 죄책감으로 인한 공포심을 담는다. 홍수아는 극 중 연쇄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기자 진동 역을 맡아 표현하기 힘든 감정 연기를 소화했다. 촬영은 3년 전에 이뤄졌지만 영화에 대한 애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이 매력으로 꼽히기도 하는 홍수아는 중국 활동과 국내 활동에 대한 갈망, 성형 논란에 대한 생각까지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오랜만에 스크린 작품으로 돌아왔는데 소감이 어떤가.

“개봉일만 기다린 것 같다. 일반적인 국내 개봉 영화가 아니라 중국에서 상영된, 100% 중국영화니까. 중국과 한국을 왔다 갔다 하면서 활동했는데 관객들이 ‘홍수아가 이런 작품을 촬영하느라 바쁘게 다녀구나’라는 걸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진둥 역은 소화하기 힘든 캐릭터였을 것 같은데.

“평소에도 눈물이 많은 편인데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많이 울었다. 너무 마음이 아픈 캐릭터였다. 배우로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에서 보여주기 힘든 모습들이니까 그런 기회가 와서 감사했다. 평소 무서운 걸 잘 못 보는데 이 영화는 무섭기만 한 게 아니라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겼다.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그런 영화인 것 같다.”

-방관자를 향한 비판이 담긴 영화이기도 하다. 이런 메시지가 마음을 더 움직였나.

“원래 이 사건을 알고 있었다. 10년 전쯤 SNS에서 떠돌던 아이 영상이다. 트럭에 치인 아이였는데 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참 기분이 묘했다. 그 때 알던 사건이 영화화돼서 내게 온 게. 어쨌든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너무 좋았고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다. 연기적으로 성숙된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되겠다는 생각에 선택했다.”

-국내 관객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

“홍수아가 굉장히 노력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 다 중국어로 연기했다. 중국배우들, 제작진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 대사를 달달 외웠던 기억이 난다. 대본을 늘 품에 안고 있었다. 사실 내가 머리가 그렇게 좋지 않다. 한국어 대본도 잘 못 외운다. (웃음) 남들보다 10배는 노력해야 하는 스타일이다.”

-국내에서 활동도 하고 싶을 것 같은데 어떤가.

“국내에서 활동은 늘 하고 싶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내가 내세울만한 대표작이 없는 게 늘 아쉽고 갈증을 느낀다. 배우라는 직업 특성 상 내가 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니까. 언젠가는 좋은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싶다. 아직도 내가 중국에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ㅇ리 많다. 지금은 국내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 중국 전통 사극 작품이 예정된 게 있었는데 딱 촬영 시작하려고 할 때 사드가 터졌다. 사드가 언제 풀릴지 모르겠다.”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가.

“밝은 로맨틱 코미디 속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전작 ‘끝까지 사랑’에서 맡은 역할이 악역이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끝까지 사랑’은 장장 6개월을 촬영했다. 그 긴 시간동안 악역을 연기하니 많이 피폐해졌다. 욕이 담긴 DM(다이렉트 메시지)도 많이 받았다. 그만큼 내가 연기 잘 했나보다고 생각하려 한다. 촬영 당시에는 우울증을 느끼기도 했다. 매일 화내고 소리 지르고 싸워야 하다 보니 에너지 소모가 컸다. 지금은 괜찮아졌다. 쉬는 동안 유기견 봉사를 하면서 우울한 감정에서 빠져나왔다. 테니스도 시작했다. 내 삶의 활력소다. (웃음)”

-‘끝까지 사랑’ 촬영 당시 눈 수술 붓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했는데.

“맞다. 그 때 부기가 덜 풀렸을 때였다. 내가 잘 울어서 쌍꺼풀 매몰하면 풀린다. 워낙 잘 울어서 또 풀린 거다. 그래서 절개로 수술했다. 그런데 ’끝까지 사랑‘의 제안을 받았다. 그때 당시엔 빨리 국내 작품 했어야 했던 시기였고 게다가 ’대왕의 꿈‘ 감독님 러브콜이라 소중하게 받았던 작품이라 출연했다. 쌍꺼풀 수술로 본의 아니게 이슈가 됐다. 그때 너무 죄송해서 고개 들 수가 없었다. 민폐를 끼쳐서 연기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열심히 했고 나중에 시청자들이 진심을 알아주신 것 같다. 시작할 때 모습과 드라마 마지막 모습이 많이 다르다.(웃음)”

-2004년 드라마 ‘논스톱’ 출연 당시 개성 있는 얼굴로 화제가 됐다. ‘홍드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는데 수술해서 이미지가 바뀐 것에 대한 후회는 없나.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중국판 ‘상속자들’인 ‘억만계승인’에서 여주인공을 맡았는데 최시원의 첫사랑 연기였다. 그 역할이 가녀린 청순의 대명사인데 청순한 느낌과 달리 내 눈이 너무 부어보였다. 제작자가 눈 성형을 제안했고 나 역시 안검하수가 있어서 눈 수술을 하긴 해야 했다. 눈 수술 후 중국에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대신 국내 반응은 달랐다. 예전 모습이 훨씬 더 매력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눈 수술 후 역할 폭이 더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주연배우로 성장하는데 영향을 줬다.”

-어떤 배우로 남기를 바라나.

“한국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난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많은 작품에서 러브콜이 왔으면 좋겠다. 시골에서 자란 역할도 자신 있다.”

사진=드림티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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