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최근 많은 남성 연예인들이 결혼과 출산 소식을 전하며 그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대립하고 있다.

1월 엑소 첸을 시작으로 길, 성준, 쿨 이재훈까지 다수의 남성 연예인들이 숨겨왔던 사적인 비밀을 털어놓으며 용기 있는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고백에 용기 있는 고백이라고 응원을 보내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지금까지 팬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의견이 양쪽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 첸→길→성준→이재훈, 깜짝 고백

가장 먼저 고백의 스타트를 끊은 건 첸이다. 지난달 13일 첸은 공식 팬클럽 커뮤니티를 통해 자필편지를 게재하며 팬들에게 직접 결혼 소식을 전했다. 첸은 "저에게는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여자친구가 있다. 이러한 결심으로 인해 어떠한 상황들이 일어날지 걱정과 고민이 앞서기도 했지만 함께 해온 멤버들과 회사, 특히 저를 자랑스럽게 여겨주시는 팬 여러분들이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놀라시지 않도록 조금이나마 일찍 소식을 전하고 싶어 회사와도 소통하고 멤버들과도 상의를 하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던 중 저에게 축복이 찾아오게 됐다"고 여자친구의 임신 소식을 전하며 "회사, 멤버들과 상의해 계획했던 부분들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기에 저도 많이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이 축복에 더욱 힘을 내게 됐다. 언제, 어떻게 말씀드릴지 고민하면서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기에 조심스럽게 용기를 냈다"고 고백했다.

이후 바통을 이어받은 건 길이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 출연해 "3년 동안 저에 대한 여러가지 소문이 있었는데 제가 결혼을 했다. 아이를 낳았다 등의 소문이었다. 사실 3년 전에 언약식을 하고 작년에 아들이 생겼다. 당시에는 소문을 부인했다. 이후 타이밍을 놓쳤다. 일단 제가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할 때였고 주위의 친구들과 연락을 끊은 상태여서 저와 연락이 닿지 않으니까 제 상황을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아니라고 말씀을 하셨고 그걸 나중에 제가 알고 나서 다시 바로잡고 싶은데 타이밍을 놓치니까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갔다. 축복받으면서 결혼식을 하고 아들 돌잔치도 해야 하는데 다 못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결혼과 출산 소식을 알린 건 성준이다. 지난 3일 손편지를 통해 군 입대 전 혼인 신고를 하고 아이를 출산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성준은 "입대 즈음, 인생의 큰 변화와 함께 기쁜 일들이 있었다"며 평생을 함께 할 여자친구와 결혼을 계획했고 그 과정에서 아기의 소식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준은 "결혼식은 진행을 하지 못했다. 입대를 앞두고 있던 저로서는 최선이라 생각을 했다. 혼자 모든 것을 감내할 아내 걱정에 복무 전환 신청했다. 기쁘고 좋은 소식이지만, 그 시기 바로 전달해드리지 못했던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초보 가장으로서 잘 해내고 싶었던 저의 이야기도 조금은 이해해 주신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준은 "남은 군 복무를 성실히 마치고 다시 배우 성준으로 가장으로도 지금보다 더 단단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찾아 뵙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이재훈은 지난 5일 자신의 팬카페에 "그동안 숨겨왔던 사실을 고백하려 한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먼저 이재훈은 "이제서야 공개하게 된 저의 가정 이야기에 실망하거나 당혹해 하실 모든 분들에게, 거두절미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사는 가수이기 이전에, 당당하고 멋스럽게 사는 한 남자이고 싶었다"며 "어린 나이에 연예인이 되어 대중들의 시선을 느끼며 살다 보니, 제 삶에서 어떤 것은 밝혀야하고, 어떤 것은 노출을 자제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어정쩡한 상태로 어른이 되어 버렸다"고 밝혔다. 이재훈은 지난 2009년 오랫동안 사귄 여자친구와 부부의 연을 맺고 2010년 득녀, 2013년 득남해 가정을 꾸렸다.

■ 용기있는 고백 vs 기만하는 행위

이같은 소식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건 현역 아이돌인 첸의 팬들이다. 결혼과 임신 소식을 들은 첸의 팬들은 결혼 소식은 축복을 전하지만 혼전임신 소식에는 박수를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결혼 발표 이후 중고나라 등의 온라인 마켓에는 첸과 관련된 굿즈를 판매한다는 다수의 글이 게재됐고 엑소 유료 팬클럽 엑소엘 에이스 연합은 첸의 팀 퇴출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지난달 19일 서울시 삼성동 SM타운 코엑스 아티움 앞에서는 첸의 탈퇴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팬들은 '우리가 첸을 버린 게 아니라 종대(첸 본명)가 첸을 버렸다'고 말하며 갑작스럽게 편지 하나로 결혼과 혼전임신 소식을 알리는 건 기다리는 팬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첸의 무책임함을 비난했다. 하지만 모두가 비난을 쏟아내는 건 아니었다. 다른 한 편에서는 결혼은 단순히 개인적인 사항일 뿐이다. 팬이라고 해서 개인적인 문제까지 결정권을 가지려고 하는 것은 과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 달 여가 지난 지금까지 양쪽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반면 길의 경우 대부분의 대중들이 비난을 쏟아냈다. 두 차례 음주운전이 적발 됐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이어 결혼설까지 부인했던 것은 거짓만을 이야기 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더불어 3년 이나 지난 후에 고백을 한다는 건 방송 복귀를 위한 이미지 세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의견을 더했다.

군 복무 중인 성준에게는 비난보다 응원이 이어졌다.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거짓 해명하는 것보다 솔직한 고백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이례적인 경우지만 많은 이들이 성준의 결혼 소식을 축복했다.

하지만 가장 충격적인 소식으로 손꼽히는 건 이재훈이다. 무려 10년 간 아내와 두 아이를 뒀다는 사실을 숨겼기 때문이다. 여러 방송에서 싱글남의 삶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 것은 단순히 타이밍을 놓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역 아이돌도 아니고 미성년자도 아닌데 왜 숨긴 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다수의 대중들이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이들의 고백이 이어진 것에 대해 "예전에 비해 결혼이나 임신, 출산 소식을 알리는 것에 대해 장벽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연예인이 개인사를 공개하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다"라며 "소식을 전한 후 팬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냐에 따라 향후 활동 계획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비슷한 유형의 고백이 이어진 것에 대해서는 "계속 고백이 이어지자 이슈가 묶일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대중들의 시선이 완만해지는 시기를 지금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OSEN

최지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