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KOVO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대한항공이 우리카드 돌풍을 저지하며 1위 경쟁을 안갯속으로 몰고 갔다.

대한항공은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33-31, 21-25, 25-19, 25-19)로 이겼다.

6연승을 질주한 대한항공은 시즌 20승 9패, 승점 56을 기록했다. 세트득실률에서 우리카드에 밀리며 2위를 유지했지만 중요한 경기를 잡아내며 선두 싸움에 불을 붙였다. 대한항공에 11연승을 저지당한 우리카드는 20승 7패 승점 56이 됐다.

대한항공 주포 안드레스 비예나(26)는 33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정지석(25)이 19점, 김규민(30)이 12점(블로킹6개)으로 힘을 보탰다. 

우리카드 펠리페 안톤 반데로(32)는 27점으로 고군분투했다. 토종에이스 나경복(26)은 9점에 공격성공률 33.33%로 부진했다.

배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후반기 최고 빅매치였다. 선두 우리카드와 2위 대한항공의 맞대결이어서다. 선두 싸움을 가늠하는 풍향계 구실을 할 경기여서 일찌감치 혈투가 예고됐다.

우리카드는 10연승, 대한항공은 5연승 중이었고, 상대전적도 2승 2패로 백중세여서 더욱 흥미로운 매치업이었다. 경기 전 신영철(56) 우리카드 감독은 “오늘 경기가 큰 산이다. 이겨야 승점 차 벌어지기 때문에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한다”며 “상대를 얼만큼 괴롭히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박기원(69) 대한항공 감독은 “떨린다. 오늘 경기가 중요하긴 하지만, 지금까지 중요하지 않은 시합은 없었다”면서 “강한 서브로 상대를 공략하고 범실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1세트부터 불꽃이 튀었다. 대한항공은 주포 비예나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나갔고, 우리카드는 나경복, 펠리페, 황경민(24) 삼각편대가 고른 활약을 펼쳤다. 우리카드는 18-19에서 황경민의 퀵오픈과 노재욱(28)의 블로킹에 힘입어 역전했다. 정지석, 비예나, 곽승석 삼각편대가 활약한 대한항공도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양팀은 듀스까지 가는 혈전을 펼쳤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공방 끝에 대한항공이 승기를 잡았다. 31-31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정지석의 퀵오픈과 김규민의 블로킹을 앞세워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2세트에는 우리카드가 반격했다. 17-17에서 최석기(34)의 속공과 황경민의 서브에이스, 펠리페의 백어택이 어우러지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이후 대한항공의 연속 범실과 펠리페의 연속 득점으로 2세트를 따냈다.

3세트 초반까지는 우라카드의 흐름이었다. 펠리페의 활약을 앞세워 12-9까지 앞서 나갔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강서브와 블로킹이 연이어 나오면서 흐름이 뒤집혔다. 대한항공은 14-14에서 정지석과 진성태(28)의 블로킹에 이어 김규민의 연속 블로킹까지 터지며 20-15로 도망갔다. 대한항공이 무난하게 3세트를 가져갔다.

대한항공은 4세트에 기세를 이어갔다. 비예나의 백어택, 곽승석의 서브에이스, 진성태의 속공 등으로 8-5로 먼저 앞섰다. 비예나, 정지석, 곽승석이 고른 활약을 펼친 대한항공은 이후 4점 차 이상의 격차를 유지하며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정지석의 백어택으로 20점 고지를 밟은 대한한공은 매치포인트에서 김규민의 블로킹으로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승장 큰 산을 넘은 박기원 감독은 “껄끄러운 시합이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승부사 기질이 있는 것 같다”며 “완벽한 배구는 없지만, 결과와 경기력 모두 만족스러웠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어 “대표팀에 다녀온 선수들 경기력이 올라왔다. 특히 곽승석, 정지석의 서브 리시브가 안정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나머지 시합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에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영철 감독은 “대한항공이 우리 팀보다 한 수 위라고 느꼈다. 선수들이 오늘 경기에서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며 “그동안 잘해줘서 선수들에게 고맙다. 나머지는 감독의 몫이다. 감독이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장충=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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