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강남3구도 10개월여만 거래건수 100건 이하
전문가 "집값 조정되지만 관련사업에 타격"
송파구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서울 주택 거래절벽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대기수요가 꾸준하다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도 거래량이 반의 반토막이 났다. 시장 위축이 깊어지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정부는 연일 '집값 안정의 신호'라고만 해석하고 있다.

1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3005건을 기록했다. 지난달(8970건) 대비 65%가 줄어든 수치다. 거래량은 전체적인 감소세를 보였지만, 이 가운데에서도 강남3구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강남구에서 지난달 이뤄진 거래건수는 59건에 불과했다. 전달과 비교하면 6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286건에서 62건으로 급감했고, 송파구도 421건에서 79건으로 크게 줄었다. 이들 지역에서 거래량이 100건에 미치지 못한 것은 10개월여 만이다. 결국 거래절벽 현상에 강남3구가 한 몫한 셈이다.

거래량이 급감한 데에는 대출과 양도소득세 등 거듭된 부동산 규제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고가주택이 즐비한 강남3구는 대다수의 아파트가 대출 규제의 사정권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기존 보다 강화된 대출 규제로 자금 마련이 어려워 진 수요자들이 매매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양도세 등 세부담이 커진 집주인들이 집을 쉽게 내놓지 않고 있어 거래가 줄었다는 해석이다.

이 영향으로 서울 집값은 어느 정도 진정되는 모양새다. 한국감정원의 2월 1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0.01%로 7주 연속 상승폭이 줄었다. 강남3구는(▲강남구 -0.05%, ▲서초구 -0.04% ▲송파구 -0.05%) 전주 대비 모두 하락폭 확대돼 2주 연속 내렸다.

그러나 문제는 강남3구가 주도하는 집값하락은 수요자들이 체감하기 힘든데다, 공인중개업 및 이사업 등 주택 관련 사업이 위축되는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움직여야 할 자금이 묶이면서 주택 거래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업종에 종사하는 가계의 소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주택과 관련된 사업만 50여개 이른다고 한다"며 "규제로 집값이 어느정도 진정된다하더라도 거래절벽으로 이어지면 이들 연관 사업에 타격이 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거래절벽 현상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서 학회장은 "규제가 계속되는 한 매수가 붙기 쉽지 않다"며 "한동안은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도 "대출규제 및 세 부담이 커 수요자들이 내집마련하기 쉽지가 않고 투자자들이 시장으로 들어올 가능성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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