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무, 시금치, 청상추 등 국내산 농식품 가격 최대 65% 하강... 간편식 매출은 1692% 증가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킹크랩 가격이 평년보다 최대 40% 떨어졌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대한민국 식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소비자들이 외식을 꺼리면서 국내산 농식품 가격이 폭락하는 반면 중국산 김치는 귀해지고 간편식 시장은 때 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주요 농식품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무는 평년 대비 34.5%, 양파 10.6%, 건고추 13.8%, 깐마늘은 40.3%, 대파는 38.6%, 시금치는 53.2%, 애호박 14.3% 가까이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청양고추는 17.4%, 파프리카 10.0%, 청상추는 65.3% 떨어진 가격대를 형성했다.

당초 유통업계에서는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창궐로 중국산 농식품 수입 물량이 부족해 국내산 제품의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가 국내에도 큰 영향을 미치면서 전체적인 수요가 덩달아 감소해 되려 가격이 내려갔다는 해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최근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려로 음식점 수요가 줄고 전체적인 수요가 감소했다"라고 분석했다.

수산물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수산물 시세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킹크랩(블루·A급·대 기준) 가격은 1㎏당 4만9000원으로 평년 가격 7만∼8만원보다 최대 40% 가까이 값이 내려갔다.

인어교주해적단 관계자는 "중국 내 수산시장이 문을 닫는 바람에 국내로 킹크랩 물량이 선회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연어도 코로나 여파로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국민 육류로 불리는 ‘돼지고기’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로 시장이 침체된 데 이어 신종코로나로 소비가 줄면서 축산 농가는 악재를 겪고 있다. 10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돼지고기 1kg당 평균 도매가격은 2986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3530원 대비 약 15% 하락한 수치로 지난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반면 중국 내 공장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중국산 김치는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현지 공장이 문을 닫거나 가동률을 현저히 낮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입량 30만6049톤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30만6047톤으로 약 99.9% 이상이다. 김치는 일반 음식과 달리 일상 식품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중국산 김치에 크게 의존하는 외식업계와 국내 식탁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간편식 형태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 대체식품)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6일까지 간편식 매출이 178% 급증했다. 위메프도 신종 코로나 확산 초기인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가정간편식(HMR) 매출이 1692%, 밀키트(손질된 식재료 세트)도 1496% 신장했다. 사람이 몰리는 마트에 가서 직접 식재료를 구매해 요리하는 것 대신 완제품 형태를 간단하게 즐기는 패턴을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가정 간편식이나 도시락과 같은 완제품 매출이 크게 오른 반면 음식점 내 농식품 소비는 크게 줄면서 식료품의 전체적인 판매가 줄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여파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보이는 만큼 소비위축에 직격탄을 맞은 농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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