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홈 미니' . /삼성전자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가전업계가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도입 경쟁에 돌입했다. 아마존·구글 등 음성인식 기술 선도업체와 협업하는 것을 넘어 자체 플랫폼 기술까지 개발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공지능(AI)스피커 ‘갤럭시 홈 미니’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11일(현지시각) 예정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20’에서 이를 공개하고서 바로 시장에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의 뉴스룸 홈페이지에는 "삼성전자, 진정한 AI 스피커 '갤럭시 홈 미니' 12일 출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가 올라왔다가 곧 사라졌다. 삼성전자측은 단순 실수로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출시를 내다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내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달 삼성은 ‘그랑데 AI’ 기자 간담회에서 갤럭시 홈 미니를 사용해 세탁기와 건조기를 제어하는 시연을 하기도 했다.

당시 유미영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개발 상무는 "올해 상반기 갤럭시 홈 미니를 출시할 예정으로 국내 출시를 기점으로 미국 등으로 판매를 확산할 예정이다"며 "삼성전자 기기의 멀티 제어를 핵심 화두로 놓고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홈 미니를 통해 삼성 IoT 생태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갤럭시 홈 미니는 음성 비서 ‘빅스비’, 사물인터넷(IoT) 솔루션 ‘스마트싱스’와 연동해 다양한 가전제품을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다.

또 해당 제품은 일반 AI 스피커 기능에 더해 적외선 센서를 탑재했다. 이를 이용해 삼성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제품도 출시 연도와 관계없이 리모컨을 사용하는 가전제품은 대부분 음성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삼성이 자체 인공지능 스피커를 개발하고 있다면 LG전자는 구글, 아마존, 네이버 등 외부 인공지능 오픈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LG전자 씽큐 앱. /LG전자 제공

LG전자의 인공지능 가전제품 제어앱 ‘LG씽큐’는 구글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구글 어시스턴트’, 네이버의 ‘클로바’, 아마존 ‘에코’ 등과 결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이 어떤 인공지능 플랫폼을 쓰더라도 LG전자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해 접근성을 높였다.

올해 말까지 무선인터넷이 탑재된 생활가전 모든 제품이 스마트폰을 통해 음성으로 제어하는 게 가능해진다. 또 고객들은 씽큐 앱의 음성인식 기능으로 가전제어뿐만 아니라 제품 상태를 파악하고 기능이나 고장 여부를 물어보고 생활 팁까지 얻을 수 있다.

또 LG전자는 최근 지역적 특징 기반의 음성인식 방법 및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LG전자는 이 기술을 자사 인공지능 'LG 씽큐'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전자 제품의 음성인식 기능은 표준어에 기초해 만들어진다. 이번 특허 기술을 적용하면 인공지능이 지역별 사투리를 직관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류혜정 LG전자 H&A스마트홈사업담당 전무는 "고객들이 가전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하며 스마트홈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통신업체의 인공지능 스피커와 협업도 늘고 있다. 위니아딤채는 지난달 2020년형 위니아 에어컨 신제품에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를 통한 음성인식 기능을 담았다. 위니아 에어컨 스마트홈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에어컨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코웨이가 자사 공기청정기 3종에 KT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를 연동한 음성인식 서비스를 선보였다. /코웨이 제공

코웨이는 지난해 말 자사 공기청정기 3종에 KT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를 연동한 음성인식 서비스를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는 KT 인공지능 스피커인 기가지니를 연동해 음성만으로 공기청정기를 관리하거나 제어할 수 있다.

코웨이는 지난 2017년 미국시장에서 공기청정기 최초로 아마존 인공지능 플랫폼인 ‘알렉사’를 연동한 음성인식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네이버 ‘클로바’, 구글 ‘구글 홈’, 카카오 ‘카카오홈’을 연동한 음성인식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편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은 이미 4~5년 전부터 형성, 막강한 글로벌 사업자들이 시장을 선도하며, 진입 장벽이 높은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세계 AI스피커 1위는 아마존으로 30%선을 차지한다. 구글 홈(17%)과 중국 업체 바이두(13%)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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