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를 떠난 린드블럼(왼쪽)과 산체스.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한 시즌 30경기 이상을 소화하면서 10승 이상을 올리는 외인 원투펀치. 이런 강력한 외국 투수들을 보유하는 건 새 시즌을 준비하는 KBO리그 10개 구단의 공통된 목표다.

수준급 토종 선발 투수를 찾아보기 힘든 KBO리그에서 외국 투수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외국인 원투펀치 구성이 한 시즌 성적을 좌우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에 강력한 ‘원투펀치’는 필수조건이다.

강력한 외인 1·2선발 구성에 대한 각 구단의 의지는 올 겨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각 팀은 비시즌 강력한 외인 원투펀치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믿었다. 한화는 지난 시즌 나란히 두 자리 승수를 올리며 제 몫을 한 워윅 서폴드(29), 채드 벨(30)과 재계약 했다. 지난해 각각 12승과 11승을 올리며 구단 첫 외인 동반 10승을 기록한 서폴드와 벨은 올해는 더 많은 승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26승을 합작한 원투펀치 제이크 브리검(32)과 에릭 요키시(31)도 변함없이 원투펀치로 호흡을 맞춘다. 키움이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재도전하기 위해선 두 선수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KIA의 새 외국 투수 브룩스(왼쪽)과 가뇽. /OSEN

KIA 타이거즈, 롯데자이언츠는 새 얼굴들에 기대를 건다. KIA는 메이저리그 출신 드류 가뇽과 애런 브룩스(이상 30)을 영입했다. 가뇽과 브룩스는 지난해 외국 투수 농사 실패로 하위권으로 추락한 KIA의 반등을 이끌 카드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댄 스트레일리(32)와 애드리안 샘슨(29)을 영입한 롯데는 이름값에서 10구단 중 가장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선수 모두 MLB에서 한 시즌 100이닝 이상 투구한 경력을 갖춰 롯데 선발 마운드의 높이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는 젊은 외인 펀치를 구성했다. 조시 린드블럼(32), 세스 후랭코프(32)와 결별한 두산은 20대 ‘젊은 피’ 크리스 프렉센(26)과 라울 알칸타라(28)로 원투펀치를 꾸렸다. 프렉센은 메이저리그 유망주 출신이고, 알칸타라는 지난 시즌 KT 위즈에서 11승을 올린 경력자다. 김태형(53) 두산 감독은 "새 외국 투수들에게 기대가 매우 크다"며 "린드블럼 정도까지는 기대하지 않지만, 충분히 제 몫을 해 줄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SK 와이번스의 20대 듀오 닉 킹엄(29)과 리카르도 핀토(26)도 최강 원투펀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새 얼굴 킹엄과 핀토는 김광현(32)과 산체스(31)가 빠져나간 SK 선발진의 ‘키 맨’ 이다. 

LG 윌슨(왼쪽)과 켈리. /OSEN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절친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LG는 타일러 윌슨은 지난해 14승 7패 평균자책점 2.92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켈리도 14승 12패 평균자책 2.55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LG는 올 시즌도 동갑내기 단짝인 두 선수의 의기투합을 바라고 있다. 윌슨은 “(켈리는)좋은 동료이자 경쟁자다. 마음이 잘 맞는 동료가 있다는 건 쉽지 않은데 켈리와는 모든 것이 잘 맞는다”고 했고, 켈리도 “윌슨은 내가 커리어에서 본 투수 중에 정신적으로 가장 멘탈이 뛰어난 선수다. 공통점도 많아서 좋다”며 시너지 효과를 예고했다. 

삼성의 벤 라이블리(28)와 데이비드 뷰케넌(31)도 ‘구면’이다. 2016년 미국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4년 후 타국 땅에서 재회한 이들은 올 시즌 삼성의 외국 투수 잔혹사를 끊겠다는 각오다. 지난 시즌 대체 선수로 KBO리그 무대를 밟은 라이블리는 9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하며 연착륙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에서 활약한 뷰캐넌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적합한 땅볼 유도형 투수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NC 새 외국인투수 마이크 라이트가 17일 창원NC파크에서 자신의 유니폼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NC 제공

NC 다이노스와 KT 위즈도 경력자 1명에 ‘신참’ 1명으로 외인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NC는 지난 시즌 에이스로 활약한 드류 루친스키와 재계약하고, 장신(198cm)의 우완 강속구 투수 마이크 라이트(30)를 새 식구로 맞이했다. 신규 외국 선수 상한액인 100만 달러(약 11억 8000만 원)를 꽉 채워서 데려왔을 만큼 라이트에 거는 기대가 크다. 

KT도 마찬가지로 지난 시즌 에이스로 활약한 윌리엄 쿠에바스를 붙잡고, 베테랑 투수 오드리사머데스파이네(33)를 영입했다. 강력한 에이스 투수에 대한 갈증을 느낀 KT는 알칸타라와 결별하는 강수를 두며 데스파이네와 계약했다.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KT 선발진의 핵심이다. 이강철(54) KT 감독은 “데스파이네는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다. 지난해 알칸타라 이상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데스파이네가 1선발로 자리를 잡아야 뒤에 선발 투수들도 부담이 없이 올라갈 수 있다"며 그를 키플레이어로 지목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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