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허훈 9일 KGC전서 24득점 21어시스트
KBL 최초 1경기 20득점-20어시스트
부산 KT 소닉붐 가드 허훈. /KBL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부산 KT 소닉붐 허훈(25)이 올 시즌에만 신기록 두 개를 작성하며 프로농구 최고 가드 자격을 증명하고 있다. ‘농구 대통령’ 허재(55) 전 감독 아들로서 언제나 아버지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묵묵히 자기만의 커리어를 쌓으며 그림자를 지우는 데 성공했다. ‘허재 아들’이 아닌 ‘허훈’으로 프로농구 역사를 바꾸고 있다.

허훈은 9일 안양 KGC 인삼공사와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5라운드 홈경기에서 24득점 21어시스트 3리바운드를 작성했다. 1997년 한국프로농구(KBLㆍKorea Basketball League) 출범 이래 한 경기에서 득점과 어시스트 둘 다 20개 이상(20-20)을 올린 최초의 선수가 됐다. 이날 허훈의 활약은 눈부셨다. 풀타임에 가까운 37분40초를 뛰고 3점슛 2개를 포함해 베테랑 포워드 김영환(36)과 함께 팀 최다 득점 기록을 썼다. 허훈 원맨쇼에 힘입어 KT가 KGC를 91-89로 제압하고 안방 3연승을 이어나갔다. 아울러 41경기 21승 20패가 돼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6위)를 반 게임 차로 밀어내고 단독 5위에 올랐다.

허훈이 올 시즌 남긴 신기록은 이뿐만 아니다. 지난해 10월 20일 원주 DB 프로미와 1라운드 홈경기(84-89 패)에서 전인미답(前人未踏)인 ‘9연속 3점슛 성공’이라는 마법 같은 역사를 썼다. 이날 그는 31점 3어시스트 2리바운드를 올렸다. 프로 통산 최초 기록을 하나만 남겨도 대단한데 허훈은 올 시즌에만 무려 두 개를 쏟아냈다. 1990년대 실업리그와 KBL을 평정한 허재 전 감독도 하지 못한 일이다. 허훈은 올 시즌 33경기에 나와 평균 31분50초를 뛰고 15.4득점 2.6리바운드 7.2어시스트 1.2스틸을 기록 중이다. 국내선수 중 득점과 어시스트 부문 단연 1위다.

허재 전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허재 아들’ 꼬리표를 떼고 당당히 KBL과 국가대표팀을 상징하는 선수로 성장한 허훈은 여전히 겸손하다. KGC전을 마친 뒤 “아직 부족하다”며 자신을 냉정하게 짚었다. 최근 경기력 부진으로 아버지에게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았다는 그는 이날만큼 꼭 전화해 “자랑하겠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허훈의 맹활약과 함께 KT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밝혔다. 남은 5라운드와 6라운드에 있을 상위권 팀들과 맞대결에서 승리하면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간다.

허훈은 2021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을 위해 국가대표팀에 합류한다. 지난해 9월 중국에서 막을 내린 2019 FIBA 농구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전 가드로 코트 위에서 존재감을 뽐낸 그가 다시 한번 대표팀에서 비상할지 관심이 쏠린다. 허훈은 대표팀과 관련해 “연령대가 낮아져 기량 발휘에 좋다. 저만의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와 함께 A조에서 경쟁한다.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홈팀과 1차전을 치른다. 23일엔 국내에서 태국과 2차전에 나선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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