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이 국내를 넘어 세계 영화사에 남을 만한 역사를 썼다. 지난 10일(한국시간)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예의 작품상을 비롯하여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를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 역시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을 뜨겁게 축하하고 있다.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 축하 분위기가 이어지며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으로 잠잠했던 극장 역시 활개를 띠고 있다. ‘기생충’의 특별 상영회를 개최하며 관객 장악에 나섰다.

■ 멀티플렉스 상영관, 너도나도 ‘기생충’ 특별상영 편성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상영관은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에 특별 상영회를 열었다. CGV는 아카데미 수상 당일인 10일부터 ‘기생충’ 특별상영관을 열었으며 이달 말까지 상영할 예정이다.

황재현 CGV커뮤니케이션 팀장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을 축하하는 의미로 특별 상영을 열게 됐다”며 “아직까지 영화를 보지 못한 관객이나 한 번 더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을 위해 특별 상영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카데미 당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상영된 ‘기생충’은 예매율 50%를 돌파하며 관객들의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황 팀장은 “평일 저녁에 이 같은 예매율이 나온 건 대단하다고 본다. 그만큼 ‘기생충’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했다.

‘기생충’은 11일부터 1개 상영관 당 하루 3회 차 상영된다. 서울 13곳, 경기 5곳, 인천 2곳, 강원 1곳, 대전·충청 2곳, 대구 2곳, 부한·울산 5곳, 광주·전남북·제주 2곳 등 전국 총 32개 영화관이다.

롯데시네마 역시 ‘기생충’을 재상영하고 있다. CGV와 마찬가지로 아카데미 수상일인 10일부터 상영됐다. 오는 25일까지 전국 30개 영화관에서 ‘기생충’을 재상영한다.

메가박스도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을 기념해 재상영을 편성했다. 11일부터 이달 말까지 전국 26개관에서 ‘기생충’을 상영한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서울 코엑스, 목동, 성수 등 주요 지점에서 상영한다”며 “극장 상황에 따라 약간의 변동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관람료 7000원 통일..극장 코로나 비수기 끝나나

‘기생충’ 재상영 관람료는 타 영화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멀티플렉스 상영관들은 내부 논의를 통해 관람료를 할인된 가격 7000원으로 책정했다. 할인된 가격으로 더 많은 관객을 끌어 모으기 위함이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극장 관객 수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2월은 전통적인 극장 비수기로 꼽히지만 예년에 비교해 급감한 관객수는 많은 이들이 신종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극장에 발길을 끊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 해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극한직업’은 2019년 2월 8일부터 10일 동안 180만 명(이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을 동원했다.

실제로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클로젯’은 지난 7일부터 9일 주말 간 48만9358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2위에 오른 할리퀸 솔로 무비 ‘버즈 오브 프레이’는 16만6182명을 모으며 씁쓸함을 자아냈다. ‘극한직업’과 같은 입소문 효과가 난 영화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도 턱없이 부족한 관객 수다. 지난 해 3월 개봉해 1위에 오른 저예산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총 관객 수 115만7949명) 역시 개봉 주말 6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극장 관계자들은 ‘기생충’ 효과로 다시 극장이 활개를 띠길 바라고 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아카데미를 휩쓴 ‘기생충’이 극장가 코로나 비수기를 끝내줬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극장 관계자 역시 “‘기생충’을 시작으로 19일에 개봉을 앞둔 신작 ‘정직한 후보’와 아카데미 출품작 ‘작은 아씨들’까지 극장가가 활기를 띠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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