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델들이 DICOM(Digital Imaging and Communications in Medicine) 시뮬레이션 모드를 지원해 의료용 영상을 정확히 표현해 주는 'QLED 8K 사이니지'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정용TV뿐만 아니라 새로운 먹거리로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에 나섰다.

양사는 B2C인 TV사업이 기술평준화와 시장 정체로 인해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관련 기술을 활용한 미래 먹거리를 발굴, ‘B2B 사이니지’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시장조사업체 마켓스앤마켓스에 따르면 사이니지 시장은 지난해 20만8000달러에서 오는 2024년까지 29만6000달러로 연평균 7.3%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11일부터 14일(현지 시간)까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Integrated Systems Europe) 2020’에 참가해 상업용 디스플레이 신제품을 대거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상업용 시장에서도 8K 디스플레이 시대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2020년형 QLED 8K 사이니지는 65·75·82·98형의 4가지로, 올 상반기 내 전 세계에 출시될 예정이다.

2020년 QLED 8K 사이니지는 인공지능(AI) 퀀텀 프로세서를 탑재해 딥러닝 방식 적용으로 원본 영상의 화질에 관계없이 스스로 8K 수준의 고화질로 변환해 주는 업스케일링 기능이 강화됐다.

이 제품은 특히 8K 패널을 사용하는 사이니지에서는 최초로 24시간 연중 쉼없이 사용 가능한 내구성을 갖춰 고화질 영상을 계속 전송해야 하는 공항, 대형 쇼핑몰 등에 적합하다.

또한 화면을 4개로 분할해 서로 다른 4개의 4K 콘텐츠를 동시에 재생할 수 있는‘4-PBP(Picture By Picture)’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여러 개의 고화질 영상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보안센터, 관제센터 등에서 활용하기 좋다.

2020년형 QLED 8K 사이니지는 병원 연구실이나 세미나실 등에서도 유용하게 사용 가능하다. DICOM(Digital Imaging and Communications in Medicine) 시뮬레이션 모드를 지원하고 CT·MRI와 같은 의료용 디지털 영상을 정확히 표현한다.

삼성전자는 ISE 2020을 기점으로 상업용 더 월의 라인업도 확대한다. 마이크로 LED 기술이 적용된 더 월은 모듈러 기반으로 제작돼 베젤·사이즈·화면비·해상도 등에 제약이 없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더 월은 특히 베젤이 없는 ‘인피니티(Infinity)’ 디자인으로 벽과 화면 사이에 마치 경계가 없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환경을 연출할 수 있어 빌딩이나 호텔 로비, 대형 회의실, 디자인 연구소 등에 적합하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삼성전자의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27.1프로(수량기준)으로 1위를 차지, 2위와 2배 이상 격차가 난다. 여기서 사이니지는 패널기반 사이니지다.

하혜승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 사업 비전인 ‘스크린 에브리웨어(Screens Everywhere)’시대를 본격화하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로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ISE 2019’에서 LG전자 모델이 차세대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상반기 올레드 사이니지 신제품을 출시하고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개발을 강화해 사이니지 라인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측은 “압도적인 화질과 다양한 활용성을 갖춘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오픈 프레임 올레드 사이니지’ 등 올레드 기반의 사이니지뿐 아니라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등 첨단 사이니지의 기술력으로 다양한 고객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는 고객이 디스플레이에 표현되는 상품 관련 정보를 보면서 디스플레이 뒤편에 있는 해당 상품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한 디자인을 갖췄다. 오픈 프레임 올레드 사이니지는 올레드 고유의 특성인 오목하고 볼록한 디자인으로 다양한 곡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또 LG전자는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올레드 사이니지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할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 LG전자 비즈니스솔루션 (BS)사업본부는 LED 사이니지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매출액 6728억 원, 영업이익 664억 원을 달성했다.

황규선 BS본부 기획관리담당(상무)는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사업의 LED, 사이니지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 매출이 늘었고, 영업이익은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사업의 수익성 높은 전략 제품 매출 비중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LG전자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가운데 의료용 모니터에도 주목하고 있다. LG전자는 일반 모니터 사업에서 쌓은 기술력과 역량을 바탕으로 의료진이 정밀한 진단을 할 수 있도록 고해상도, 고명암비를 갖춘 의료용 모니터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의료용 모니터는 초고화질, 광시야각, 다계조 표현, 디스플레이 정밀도 등 최상급 기술을 요하는 기술장벽이 가장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4K 해상도를 갖춘 수술용 모니터와 31.5인치의 진단용 모니터를 미국 시장에서 선보이며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미 LG전자 제품은 국내는 물론 미국 등 해외 대형 병원 등에 공급되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고객과 임직원의 안전을 고려해 유럽 최대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0에 참가를 취소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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