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KF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기성용(31)의 프로축구 K리그 복귀가 아쉽게 불발됐다.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인 씨투글로벌은 11일 "기성용이 전날 FC서울과 전북 현대에 협상 종료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매니지먼트사는 "선의로 타진했던 국내 복귀가 두 구단을 비롯해 K리그 전체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사태로 번졌다"며 "기성용이 올해 K리그로 복귀하는 일은 매우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기성용은 다가오는 2020시즌 K리그1(1부) 개막(29일)을 앞두고 국내 복귀를 타진하면서 축구계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09년 셀틱(스코틀랜드)에 입단하며 유럽에 진출한 그는 이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 선덜랜드를 거쳐 2018년 6월부터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다. 기성용은 지난해 12월 구단으로부터 이적 허락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구단과 끝내 결별하면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다.

최근까지 새로운 팀을 모색하던 그는 급기야 K리그 구단들에까지 손을 뻗쳤다. 거대 기업 구단으로서 자본력이 남다른 전북 현대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과거 K리그를 떠날 때 체결했던 리그 복귀 조항이 예상치 못한 걸림돌로 작용했다.

기성용은 지난 2009년 셀틱으로 둥지를 옮길 때 K리그 소속팀이었던 FC서울과 '국내 복귀 시 우선협상을 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 구단은 높은 위약금을 부담스러워했고 따라서 기성용과 협상 진행도 지지부진하게 될 수 밖에 없었다.

11년 만의 K리그 유턴을 포기한 기성용은 향후 해외 리그 다수의 구단들과 협상을 이어가게 됐다. 씨투글로벌은 "기성용이 K리그 복귀 무산에 상심하고 있다. 국내 팬들에게도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K리그로서도,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도 아쉬울 따름이다. 기성용의 복귀가 성사됐다면 리그 흥행에는 커다란 도움이 될 뻔했기 때문이다.

전북 구단 베테랑인 이동국(41)은 이날 공식 발표가 나기 전 기성용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 한껏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그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사전 기자회견에서 “기성용이 K리그에 복귀한다면 팬들은 좋아하실 것이다. 그를 K리그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로 팬들께서는 기쁠 수 있다”며 "물론 경기력도 뒤따라야 한다. 그것이 팬들과 그를 보고 자라난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과거의 K리그와 지금의 K리그는 많이 달라졌다. 기성용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다면 리그 인기를 끌어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기성용의 복귀가 무산되면서 이동국도 아쉬움이 남게 됐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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