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적절한 치료 아냐’…‘급성기엔 병·의원 가야’
건보공단 일산병원 ‘한의원서 스테로이드·항바이러스제 투여 어려워’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구안와사’ 등으로도 불리는 ‘특발성 안면마비’를 치료하기 위해 한방 요양기관만 이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급성기 치료는 의과(병·의원) 요양기관에서 안면마비 전문가에게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면마비’는 안면신경의 기능 이상으로 안면의 운동 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특발성 안면마비’는 대표적인 말초성 안면마비로, 한의학에서는 ‘와사풍’ 또는 ‘구안와사’라고 부른다.

제공=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정준희 교수가 수행한 ‘안면마비의 의과 및 한방 요양기관 이용 현황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2018년까지 17년간 특발성 안면마비 발생률은 평균 10만 명당 83명이었다.

연구진이 이들 환자들의 요양기관 이용 행태를 살펴봤더니 특발성 안면마비에서 한방 요양기관만 이용한 경우는 45만3447명으로, 전체의 64.7%를 차지했다. 의과 요양기관만 이용한 경우는 11만3062명(16.1%)이었다.

즉, 한방 요양기관만 이용한 경우가 의과 요양기관만 이용한 경우의 4배가 넘었다.

또한 의과와 한방 요양기관을 모두 이용하면서 의과를 제일 먼저 찾은 경우가 7만3121명(10.4%), 한방 요양기관을 최초 이용한 경우가 6만785명(8.7%) 순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연구진은 “여성과 고령에서 한방 치료를 선호한다는 점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의료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적정 의료를 위해 안면마비에서의 의과와 한방 요양기관 이용의 상호 보완과 우선순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발성 안면마비에 효과가 입증된 중요한 치료는 스테로이드 투여 또는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제 복합 투여”라며, “한의학 분야의 안면마비 관련 논문에서도 이러한 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방 요양기관에서 적절한 용량의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제 투여는 시행하기 어렵다”며, “안면마비의 치료를 위해 한방 요양기관만 이용하는 것은 적절한 치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아울러 “의학 및 한의학 안면마비 관련 학회와 보건당국이 안면마비의 급성기 치료에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중요하다는 점을 환자들에게 홍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환자들이 급성기 치료는 한방치료와 상관없이 의과 요양기관에서 안면마비 전문가에게 받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질환이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당뇨 등이 주요 위험 인자로 밝혀진 만큼 보건당국이 만성질환과 노인 관련 연구 및 정책수립시 안면마비도 고려해야 하며, 해당 질환을 앓고 난 후 불안, 우울장애가 많이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추후 정신건강 관련 연구, 정책수립시 안면마비를 주요 위험 인자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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