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름 가까이 달러채권을 발행한 중국 현지 기업이 없는 가운데 국내 금융권이 잇따라 글로벌 본드를 발행했다./ 픽사베이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사들이 잇따라 글로벌 본드 발행에 성공하며, 적극적인 자본조달에 나서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이날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글로벌 본드란 세계 주요 금융시장에서 동시에 발행되어 유통되는 국제 채권이다. 국제적으로 여러 시장에서 발행되기 때문에 대규모의 국채모집이 가능하고 유동성이 높다는 점과 각 지역시장간 경쟁을 유발함으로써 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산업은행이 발표한 글로벌 본드는 만기 5년의 고정금리 채권으로, 미국 국채 5년물 금리에 45bp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또 3년 만기 변동 금리채 7억5000만달러, 5년 만기 고정 금리채 7억5000만달러로 구성된 듀얼 트랜치(Dual-Tranche) 구조로 발행됐다. 듀얼 트랜치는 만기, 금리 등 조건이 다른 두 개의 채권을 동시에 발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산업은행은 당초 목표금액인 10억 달러보다 5억 달러 증액한 15억 달러치 본드를 발행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국내 기업 지원 및 외환채권 상환 등 증액 배경에 여러 이유가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에 의한 유동성 확보 차원의 목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수출입은행 역시 지난 6일 총 5억 달러(약 5888억원) 규모의 글로벌 본드를 발행했다. 수출입은행이 발행한 글로벌 본드는 만기 5년의 고정금리 채권이다. 발행 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수익률에 0.475%를 더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발행된 정부채를 제외한 한국물 중 최저 가산금리이다. 한국물이란 국내 기업이 발행하는 외화채권을 뜻한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도 같은 날 20억 달러(약 2조3552억원)규모의 글로벌 본드를 발행했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 역시 최대 15억 달러 가량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기대 이상의 주문을 확보하며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3년물(10억 달러)은 연 2.392%, 5년물(5억 달러)은 연 2.693%, 7년물(5억 달러)은 연 3.046%로 발행된다. 발행금리는 모든 만기 구간에서 희망금리 대비 0.2~0.3%포인트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금융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으로 최근 해외 채권발행이 위축됐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 속에서도 글로벌 본드의 발행 성공에 자축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으로 최근 보름 가까이 달러채권을 발행한 중국 현지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1월 춘절 연휴 기간을 맞았던 중국계 큰손 투자자들이 시장에 아직 돌아오지 않았던 상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까지 겹쳤기 때문"이라며 "누군가는 시장을 풀어줘야 하는데 신용도가 낮은 기업은 섣불리 나가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유럽이나 미국 시장은 순조롭게 채권발행이 이행됐다"고 전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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