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열린 유소녀 농구클럽 최강전에서 박찬숙(오른쪽) 유소녀농구육성본부장이 어린 선수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WKBL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여자농구 전설’ 변연하(40) 부산 MBC 농구 해설위원은 지난해 본지와 인터뷰에서 “제가 선수일 때만 해도 고정 팬들이 많았다. 경기는 물론 집에도 따라다니곤 했는데 요즘 선수들은 그런 팬들이 많이 없는 것 같더라”며 “각 팀에 스타 플레이어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데 지금은 스타 플레이어 자체가 많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WKBL의 한 고위 관계자 역시 “외부인들에게 여자농구에 관해 얘기하면 김연경(32ㆍ엑자시바시 비트라)을 말한다. 김연경은 여자배구 선수인데...”라고 씁쓸해 했다.

여자프로농구의 인지도 상승을 위해선 ‘스타 발굴’이 절실하다. 리그에 박지수(22ㆍ청주 KB국민은행)라는 스타가 있지만, 그만으로는 부족하다.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했다. 유소녀 농구의 활성화로 스타들을 화수분처럼 배출해낼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중요하다. 본지는 유소녀 농구 활성화가 왜 필요한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그 동안 어떠한 노력들을 해 왔는지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여자농구, 창의적인 인재 발굴 필요

여자골프의 경우 어린 선수들은 잘 다져진 국가대표 상비군 시스템에서 실력을 키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진출하고 거기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은 다시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입성한다. 여자농구에서도 이 같은 선순환 시스템이 필요하다. 유소녀 농구 시스템의 기반을 확고히 다진다면 리그의 흥행과 격상은 물론 나아가 대표팀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소녀 농구 활성화의 핵심은 ‘창의적인 농구 인재의 발굴’이다. 그런 측면에서 WKBL이 지난해 1월 경기도 교육청과 맺은 업무협약은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WKBL은 경기도내 여학생들의 농구 참여 기회를 통한 여학생 체육 활성화, 초등학생들의 수요에 부합되는 스포츠클럽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연맹은 협약을 통해 농구 국가대표와 함께하는 신나는 체육수업과 초등스포츠클럽 정책 참여 및 리그 지원, 여학생 스포츠클럽 개설 및 운영을 선도하기로 했다.

◆모범 사례는 WKBL ‘룰루난나 바스켓볼’

같은 해 7월 열린 WKBL 경기도 초등농구 페스티벌 2019 룰루난나 바스켓볼은 창의적인 농구 인재 발굴 활동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룰루난나 바스켓볼은 ‘즐기는 농구’를 표방했다. 학교별로 순위를 매기지 않았고 파울 5개로 퇴장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등 학생들이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농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실제로 학생들은 승부에 집착하기보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장에는 이병완(66) WKBL 총재를 비롯해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박찬숙(61) WKBL 경기운영본부장, 박정은(43) 경기운영부장이 방문해 학생들을 격려했다. 아울러 김은혜(38), 홍현희(38), 강영숙(39) 등 과거 WKBL을 호령했던 전설적인 선수들이 코치로 참여해 어린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이끌어냈다. WKBL 관계자는 “경기도 교육청과 맺은 소중한 인연으로 페스티벌을 잘 마무리해서 기뻤다. 앞으로도 학생 스포츠 복지를 위해 경기도 교육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가고 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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