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손보사, 車보험 손해율 전년比 평균 17%포인트 하락
업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보단 계절성 요인 영향 커”
코로나19 장기화 될 시 메르스 사태처럼 영향 클 것
국내 손해보험사 9곳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해 1월 들어 일제히 하락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국내 손해보험사 9곳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해 1월 들어 일제히 하락했다. 급증하는 손해율에 고민하던 손보사들은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보험업계에선 최근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의 영향보단 예년보다 따뜻했던 겨울 날씨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국내 9개 손해보험사의 지난 1월 기준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99.17%로 작년 12월보다 17.47%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손보사 중 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월 대비 42.6%포인트 하락해 개선 폭이 가장 컸다.

한화손보 다음으로 MG손보(-39.4%포인트), 더케이손보(-21%포인트), 롯데손보(-19.3%포인트), 메리츠화재(-16.1%포인트) 순으로 손해율이 개선됐다. 손보업계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의 손해율도 각각 8.3%포인트, 9.8%포인트, 12%포인트, 10.3%포인트 감소했다.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업계 최초로 작년 11월 빅4 손해율이 모두 100%를 넘겼다. 같은 해 12월에는 AXA손해보험(82.8%)과 메리츠화재(99.6%)를 제외한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100%를 웃돌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이 대략 70~80% 사이인 만큼 업계에서는 지난해 기준 1조6000억원의 자동차보험 손실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1~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보다 낮은 편이고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로 자동차 사고 발생률이 감소하는 등 계절적 요인에 영향을 받아 손해율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의 1월 최저 기온은 영하 10.1℃로 평균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날은 31일 중 총 20일이었다.

반면 지난 1월에는 최저 기온이 영하 6.5℃에 그쳤으며 평균기온이 영하권인 날도 12일에 불과했다. 심지어 최고 온도는 11.9℃까지 올라 1년 중 가장 추운 달이 1월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이처럼 올해 겨울날씨가 따뜻해진 만큼 폭설이나 빙판길 등으로 인한 자동차 사고가 급격히 줄어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계절성 요인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국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외활동이 위축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도움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빅4의 올해 1월 기준 자동차보험 청구건수는 총 33만183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9%(1만900건) 증가했다.

손보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국내 확진자가 1월 중순 이후에 나오면서 1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긴 힘들었을 것”이며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적으로 확대될 경우 손해율에 미칠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의 경우 코로나19가 터지기 전후로 자동차보험 청구건수에 차이를 보였다.

국내에서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오기 하루 전인 19일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청구건수는 6900건이었다. 확진자가 나온 20일에는 4500여건으로 줄었다. 이후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이달 1일에는 5300여건, 2일에는 3100건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아직은 신종 코로나사태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하기 이르긴 하지만 장기화될 경우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처럼 손해율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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