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가 투자한 회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며 손정의 회장의 비전펀드 2호 계획이 어려울 전망이다./연합뉴스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의 비전펀드 2호 계획이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 IT 기업 소프트뱅크를 이끄는 손정의 회장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출자를 받아 1080억달러(약 127조6560억원) 규모의 비전펀드 2호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복수의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손 회장은 지난 12일 실적 발표 자리에서 "비전펀드 2호의 공식적인 출범 전에 조금 작은 규모의 펀드를 시작할 수도 있다"며 우선 작은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성과를 낸 뒤 2호펀드를 공식 출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비전펀드 1호에 참여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투자펀드(PIF)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국부펀드 무바달라는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2호 출자를 거절했다. 애플의 위탁 생산업체 폭스콘 또한 2호 펀드에 대한 출자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7년 1000억달러(약 118조2000억원) 규모의 비전펀드 1호를 만들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2019년 4월~12월 순이익은 전년대비 69% 감소한 4765억엔(약 5조1159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9월∼12월 2250억엔(2조4천2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금융권은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한 배경에 대해 공유 사무실 위워크 서비스를 운용하는 미국업체 위 컴퍼니에 대한 투자 실패를 지적했다. 위워크는 지난해 8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예정이었지만 막대한 손실이 드러나 기업공개(IPO)가 무산됐다. 뿐만 아니라 우버, 슬랙, 디디추싱, 줌피자, 브랜들리스, 웨그 등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투자사들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 대비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또한 큰 영향을 미쳤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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