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설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가수들이 활발한 활동 펼쳐야 하는 2월에 접어들었지만 가요계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설 이후 터진 '코로나 19' 사태 때문에 콘서트, 팬미팅 등의 활동 이어가기 어려운데다 이 달 말 방탄소년단 컴백을 피하겠다는 눈치보기가 이어지기 때문인데. 특히 콘서트 등 관객들이 대규모로 운집하는 행사를 취소한 기획사들은 금전적으로도 큰 손해를 입어 울상을 짓고 있다.

■ 꽁꽁 언 가요계, 언제 봄 올까

시상식과 공연 등이 집중된 연말부터 이듬 해 연초까지는 가요계에서 비수기로 분류된다. 연말 공연과 시상식 등을 준비하다 보면 새 앨범 작업을 준비하기에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K팝의 세계적인 성장으로 몇 몇 기획사들이 덩치를 불려 빠르게 앨범 준비 및 프로모션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긴 했지만 1월 컴백은 여전히 쉽지 않다. 여기에 올해는 여러 상황들로 2월까지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21일 새 앨범 발매하는 방탄소년단.

2월 컴백하는 가수들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대표적으론 오는 21일 신보를 발매하는 방탄소년단이 있다. 이들의 새 앨범 '맵 오브 더 소울: 7'의 예약 판매량은 지난 앨범 '맵 오브 더 소울: 페르소나'를 뛰어넘었다. 그만큼 많은 팬들의 눈길이 쏠려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같은 막강한 가요계 강자가 버티고 있기에 다른 가수들은 컴백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근 가요계에서는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활동 기간을 대략 2주 정도로 잡는다. 1~2년 전만 해도 통상 4주 정도를 활동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짧아진 것이다. 방탄소년단처럼 대형 스타들의 경우에는 해외 스케줄이 많아 국내 음악 프로그램 출연에 긴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고, 신인이나 중형급의 경우에는 워낙 가수 풀이 넓어지다 보니 음악 프로그램 스케줄을 잡기 어려워진 게 활동 기간 단축의 이유다. 때문에 많은 기획자들은 방탄소년단과 비슷한 시기에 음반을 내기 보다는 차라리 이들의 활동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코로나 19 유행 역시 큰 문제다. 지난 달 말께부터 국내에서도 코로나 19에 대한 위험성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콘서트, 쇼케이스 등 각종 행사들이 미뤄지거나 취소되고 있다. 가수들은 앨범을 내면 통상 투어를 돌거나 팬미팅, 팬사인회 등을 개최하며 활동을 이어나가는데 이렇게 많은 이들이 운집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기 어렵다 보니 아직 컴백 일정이 공식화되지 않은 그룹들은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

■ 공연 취소에 큰 손실… 엔터사 '울상'

콘서트 등 공연이 취소되며 얻는 엔터사들의 손실도 큰다. 이미 지불한 대관료 등을 돌려받기 어려운데다 콘서트를 위해서 마련한 의상이나 VCR 등의 제작 비용도 회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관객과 아티스트의 안전이 최우선이란 판단에 공연 취소가 줄 잇고 있지만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영세한 기획사나 공연 회사의 경우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을 전망이다.

2월 현재까지 태연, NCT 드림, 세븐틴, V.O.S, 지코, 먼데이키즈, 에이스, YB, 악뮤, 김태우, 백지영, (여자)아이들 등 많은 스타들이 콘서트를 연기했고, 효민, 청하, 모모랜드, 윤하 등이 팬미팅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코로나19로 공연, 팬미팅 등 연기한 효민, 윤하, 지코(왼쪽부터).

특히 이번 코로나 19는 안전지대가 없다는 점에서 다른 위기 상황과 차이가 있다. 중국의 '한한령'이나 일본발 '경제왜란' 등의 경우에는 특정한 지역 이슈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의 활동에만 먹구름이 켜진 정도였다. 하지만 코로나 19는 국내는 물론 해외 어느 지역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앨범을 내면 통상 해외 투어를 진행하는 최근 K팝 스타들의 루틴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음악 방송들은 최근 방청객 없이 녹화를 진행하고 있고, 여러 K팝 그룹들은 팬들 없이 팬쇼케이스를 열고 실황을 중계하는 형태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스타와 팬이 직접적으로 만날 기회가 줄어들다 보니 활동하는 가수들 입장에서도 힘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컴백을 강행한 여러 스타들은 "음악 방송에 나가도 팬들이 없으니 리허설인지 실제 방송인지 헷갈릴 정도"라면서 "음악 방송에서는 팬사인회에서는 팬들을 만나 얻는 에너지가 정말 큰데 그럴 기회를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라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OSEN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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