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송이 빛나는 활약으로 팀 상승세 이끌어
KGC인삼공사 베테랑 센터 한송이. /KOVO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 베테랑 센터 한송이(36)가 관록을 과시하며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최근 놀라운 득점력을 뽐내 외국인 선수 발렌티나 디우프(27ㆍ아포짓 스파이커)에게 집중된 공격 점유율로부터 촉발한 이른바 ‘몰빵 배구’ 비판을 지우며 5연승 숨은 주역으로 떠올랐다.

한송이는 팀이 전승한 5경기에 모두 나와 50점을 올렸다. 평균으로 환산하면 10점이다. 특히 9일 GS칼텍스 kixx(3-2ㆍ14점)부터 12일 IBK기업은행 알토스(3-0ㆍ11점), 15일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전(3-1ㆍ14점)까지 3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남겼다. 센터 포지션에도 웬만한 공격수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5연승을 완성한 힐스테이트전에선 디우프(18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점수를 뽑아냈다.

앞서 KGC인삼공사는 2019-2020시즌 개막 이후 중하위권을 맴돌며 좀처럼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남원(53)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놓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당시 디우프 홀로 팀 공격을 이끌다 보니 ‘혹사 논란’까지 불거졌다. 서 감독 사퇴 이후 이영택(43)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빠르게 팀을 수습했고 4라운드 후반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중심엔 한송이가 있었다.

2002년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해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15년이 지난 2020년에도 여전히 현역에서 뛰는 한송이는 풍부한 경험을 무기로 KGC인삼공사에 무게를 더했다. 윙 스파이커로 뛴 경험이 올 시즌 빛을 발하고 있다. 사령탑이 이탈한 뒤 흔들릴 뻔한 팀을 다독이는 동시 코트 위에서 남다른 존재감으로 동료들을 도왔다. 20대 초중반 선수가 많은 팀 중심을 잡고 위기 때마다 득점과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3연승을 완성한 GS칼텍스전에선 14점 중 절반에 가까운 6점을 블로킹으로 뽑아냈다. 코트 중앙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자 디우프에 집중됐던 공격 점유율이 분산되는 효과로 이어졌다. KGC인삼공사를 상대하는 팀들은 디우프의 타점 높은 스파이크는 물론 한송이의 변칙적인 공격까지 막아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렸다. 그 덕에 KGC인삼공사는 “디우프 혼자 하는 팀”이란 조롱에서 조금씩 벗어났다.

지난해 12월 스테파노 라바리니(41) 감독 체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에 합류한 경험은 한송이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자신도 대표팀에 다녀온 뒤 센터로 한층 더 성장했다고 인정했다. 선수로 지낸 18년 동안 익힌 여러 경험을 한데 모아 올 시즌 새로운 유형으로 다시 태어났다.
한편 KGC인삼공사는 24경기 12승 12패 승점 34로 4위에 올라 있다. 3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승점 39)와는 5점 차다. 봄배구 마지노선인 3위 진입이 가시권으로 다가왔다.

이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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