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용인 수지구 아파트 '8억→9억→10억' 매달 1억씩 올라
전문가 "규제 나온다면 외지 투자수요가 머물 이유없어"
수원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수용성(수원· 용인·성남)'의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면서 원주민들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상승폭이 예상보다 컸던데다, 자체 수요보다는 외지인 투자에 의해 집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감정원 아파트매매거래 월별매입자거주지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원 아파트의 외지인 매입 건수는 1533건이었다. 지난 2019년 한해동안 가장 높았다. 외지인 거래가 제일 많았던 11월(1162건)과 비교하더라도 25%가 늘었다. 특히 비규제지역인 장안구의 외지인 거래량은 지난 2014년 12월(324건) 이래 가장 많았다.

성남도 전년 동월 외지인 투자가 늘었다. 특히 서울 거주자의 분당구 주택 매입건수가 대폭 증가했다. 거래량이 500건을 넘어섰는데, 이는 지난 2015년 6월 이후 4년여만이다. 같은 기간 용인시의 경우 2574건으로 전달 대비 43% 늘어났다. 이때 거래량은 해당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수용성' 지역에서 외지인 거래가 늘기 시작한 시점은 모두 12.16 부동산 대책이 있었던 12월이다. 집값이 급등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집값 급등에 외지인들이 상당 부분 기여한 셈이다. 그러나 거꾸로 말하면 외지인 투자 수요 등이 빠지면 집값이 급격히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고가주택이 즐비한 서울에선 대출도 강화돼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자 규제가 다소 느슨하거나 없는 비규제지역으로 투자수요가 몰리게 된 것"이라며 "이들에 의해서 집값이 오르게 됐는데 추후 규제가 풀리면 집값이 순식간에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수용성 원주민들 사이에선 집값 상승을 반기는 한편, 우려도 공존하고 있다. 용인 수지구에 거주한다는 A씨는 "집값이 오르는 것은 좋기는 하지만, 너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어 걱정된다"면서 "갑자기 빠져버리면 어떡하냐. 외지 투자자들은 이제 그만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급등세는 계속되고 있다. 용인시 수지구 '광교상록자이'는 작년 11월, 8억원 초중반대 시세를 형성했지만 12월 9억5000만원의 실거래가를 기록하더니 이듬달에는 처음으로 10억원을 넘어섰다. 이달 들어서는 10억8500만원에 거래되며 11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매달 1억원씩 가격이 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경고로 투자수요가 빠지면서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수용성'은 최근 실거주수요 이외에 규제에 의해 많은 투자수요가 유입돼 급등세로 이어졌다. 풍선효과에 의한 가격형성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어 "조정지역 포함에 대한 규제우려로 집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규제가 나온다면 실수요가 아닌 외지 투자수요가 머물 이유가 없어진다"고 덧붙였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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