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중계동, 전국 100위권 명문고 다수 포진…강남·목동 대비 저렴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송모씨는 최근 서울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기존 같은 노원구에서 살고 있던 집보다 3억원을 더 주고 7억원에 입주한 이유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으로 진급하는 딸의 교육 때문이다. 송씨는 와이프와 상의해 딸이 고등학교 진학할 때까지 눌러 살기로 했다.

전통적인 학군지역인 서울 강남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에 이어 중계동이 뜨고 있다. 정부가 자사고(자율형 사립고)와 특목고(특수목적고)를 폐지하기로 하자 학군에 맞춰 이사하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학군 따라가면 불패'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노원구 아파트값은 1월 마지막주 0.05%에서 2월 첫째주 0.07%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현지 부동산업자들에 따르면 중계동에서도 전세 품귀현상이 심해지면서 대치동과 목동처럼 반전세(보증금에 매달 임대료를 내는 보증부 월세) 경향이 커지고 있다.

중계동에는 서라벌고, 대진고, 대진여고, 청원고 재현고 등 전국 100위권에 드는 명문고들이 몰려 있다. 해당 학교에서는 매년 꾸준히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하며 명문고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또 중계동 은행사거리 주변에는 대규모 학원가가 밀집해 있고, 유해시설도 거의 없는 등 면학 분위기도 조성돼 있는 입지도 갖췄다,

사실 중계동은 흔히 말하는 집값의 기준 중 하나인 '역세권'과도 거리가 멀다. 학원 밀집가나 아파트가 몰린 지역에서 지하철 역까지는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중계동 집값은 강남 전세 수준, 목동보다 저렴해 가성비로는 최고라는 평가다.

다만 동북선 도시철도란 호재가 있다. 동북선 도시철도는 노원 상계역에서 왕십리역까지 총 13.4㎞, 16개 정거장을 두는 노선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을 주간사로 현대로템, 두산건설, 금호산업, 갑을건설 등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동북선도시철도 주식회사는 지난 16일 착공에 들어갔다.

동북선 도시철도가 완공되면 중계동에서 왕십리까지 25분만에 도착하며 중간에 1호선, 4호선, 6호선, 7호선 환승역이 있어 서울 중심부로 이동하기 편리해 진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한스경제에 "자사고와 특목고가 폐지되고 정시모집이 확대되면 실제로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학군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며 "중계동의 경우 중학교도 명문이 많아 일찌감치 이사를 오는 젊은 부부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과 목동의 집값을 감당하기 힘든 가족에게 중계동은 그나마 '감당할 수 있는 대안'이 되는 것"이라며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중계동 생활을 하겠다는 가정이 많아 전셋값 역시 뛰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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