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제주항공 이달 이스타항공 인수 주식매매계약(SPA) 앞둬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 /제주항공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일본 여행 보이콧과 ‘코로나 19’ 여파로 항공업계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9년 만에 적자 성적표도 받았다. 연이은 난기류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업계는 남은 ‘한 방’을 기대하고 있다. 그간 회사의 외형확대에 힘을 쏟은 이석주 사장의 결단,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이 이달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3840억과 영업손실 329억, 당기순손실 341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9.9%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 전환했다. 제주항공은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일본 불매 운동, 홍콩 시위 등으로 단거리 여행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9년 만에 찾아온 적자에 제주항공은 지난 12일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석주 사장은 사내메일을 통해 “작년부터 항공업계가 공급과잉과 한일관계 이슈로 인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이슈로 항공 여행수요가 극도로 위축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항공산업은 수익성 저하 차원을 넘어 생존을 염려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 국면에 진입했다”며 “위기 대응을 위해 경영진이 먼저 임금의 30% 이상을 반납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2008년 1월 애경산업 신규산업·혁신부문장으로 입사한 그는 애경그룹이 2014년 8월 제주항공을 설립하자 마케팅본부장으로 합류한 뒤 커머셜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7년 11월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1969년생의 젊은 CEO로서 제주항공의 성장을 이끈 장본인이기도 하다. 기단 확대와 노선 다각화는 물론 모바일 기기를 통한 ‘스마트 체크인’, ‘여권 간편 스캔’ 서비스 확대에 나서며 스마트 공항 구현에도 집중하고 있다. '고객'에 맞춘 그의 경영 철학은 취임 첫 해인 2018년, 제주항공은 창사 최초 연 매출 1조원 돌파라는 결실로 맺어졌다.

이 사장 올해 제주항공 창립 15주년을 맞아 재도약을 위한 'LCC 정신 재무장'을 당부하기도 했다. 승객이 만족할 정도의 안전운항체계를 설정하고 최고 경영자가 CCO(Chief Customer Officer)로서 직접 고객서비스를 관리하는 등 고객지향적 마인드도 높일 계획이다. 특히 제주항공이 15년간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자 핵심가치인 안전, 저비용, 도전, 신뢰, 팀워크를 재조명한다는 설명이다.

특히나 이스타항공 인수 과제가 남아있어 그 어느 때보다 심기일전 하는 모양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SPA)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양사는 지난해 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지만, 연말연시와 설 연휴 등 일정이 겹치며 협의 하에 이달 안 계약 체결을 끝마친다는 계획이다. SPA가 미뤄지며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재검토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제주항공은 인수에 대한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추진은 항공사 간 결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양사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 및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양사는 국내 항공업계 시장 재편 국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글로벌 항공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조원 신화를 이끈 이석주의 손끝에 기대감이 모이는 이유다.

이석주 사장은 “항공 사업자 간 국내 최초의 기업결합 형태인 이번 기회를 통해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LCC 사업모델의 운영효율을 극대화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양사의 경쟁력 제고에 힘쓸 계획”이라며 “뿐만 아니라, 안전운항체계 확립과 고객만족도 개선이라는 항공 서비스 본연의 목표를 위해서도 양사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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