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손흥민 시즌 15ㆍ16호골 폭발
커리어 최초 5경기 연속골 기록
손흥민(가운데)이 시즌 15ㆍ16호골을 터뜨리며 토트넘 애스턴 빌라전 3-2 승리를 이끌었다. /토트넘 트위터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손흥민(28ㆍ토트넘 홋스퍼)이 풀타임 소화한 애스턴 빌라 원정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쏟아냈다. 커리어 최초 5경기 연속 득점은 물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0골 고지를 돌파했다. 잉글랜드 무대 진출 5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조세 무리뉴(57) 감독 부임 이후 전폭적인 신뢰 속 토트넘 주축 공격수로 떠오른 손흥민은 내친김에 한 시즌 최다골 경신에도 도전한다.

◆ 빌라 파크에서 펼친 원맨쇼

손흥민은 16일(이하 한국 시각) 잉글랜드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 2019-2020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풀타임 소화하고 멀티골(시즌 15ㆍ16호)을 뽑아냈다. 전반과 후반에 1골씩 터뜨리며 토트넘 3-2 승리를 이끌었다. 두 골 모두 추가 시간에 나왔다.

1-1로 팽팽하던 전반전 47분 스티븐 베르바인(23)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마무리하기 위해 키커로 나서 슈팅했으나 애스턴 빌라 페페 레이나(38)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재차 달려들어 세컨드 볼을 차 넣으면서 마침내 득점을 완성했다. 2-2로 경기가 끝나가던 후반 49분엔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상대 수비가 걷어내지 못한 틈을 타 재빨리 가로채 40m를 질주했다. 각을 좁히고 나온 레이나의 수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골대 오른쪽을 향해 가볍게 차 넣어 결승골을 터뜨렸다.

토트넘 트위터

손흥민의 원맨쇼에 무리뉴 감독은 칭찬으로 화답했다. 경기를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루카스 모우라(28)가 매 경기 90분을 뛰어야 하는 게 우리의 문제다. 이들의 체력이 고갈되면 우린 곤경에 처한다. 그런데도 둘의 선수로서 자질은 정말 환상적”이라며 “팀을 위해 헌신하는 둘의 태도는 믿을 수 없을 정도고 저 역시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토트넘은 주포 해리 케인(27)이 햄스트링을 다쳐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과 모우라를 번갈아 최전방에 기용하며 케인 부상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다.

◆ 5경기 연속골ㆍ亞 선수 EPL 50골 돌파

애스턴 빌라전이 손흥민에게 유독 특별한 이유는 ‘최초’ 기록을 두 개나 작성한 무대였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23일 노리치 시티 FC와 리그 24라운드에서 7경기 침묵을 깨는 시즌 11호골을 터뜨린 뒤 사우샘프턴(1월 26일ㆍFA컵), 맨체스터 시티(2월 3일ㆍ리그), 사우샘프턴(2월 6일ㆍFA컵) 이날 애스턴 빌라전까지 5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프로 데뷔 이래 처음이다. 이 기간 토트넘은 4승 1무로 무패 행진을 달렸다. 리그에선 3연승이다.

손흥민은 또 아시아인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50골 금자탑을 쌓았다. 애스턴 빌라전으로 통산 기록을 151경기 51골로 늘렸다. 그보다 앞서 팀 케이힐(41ㆍ56골), 해리 큐얼(42ㆍ57골), 마크 비두카(45ㆍ92골, 이상 호주)가 50골 이상을 넣었으나 이들은 호주가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편입되기 전부터 오세아니아 대륙 선수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했기에 ‘일반적인’ 아시아 선수로는 손흥민이 최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아시아인 최다골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박지성(39ㆍ20골), 기성용(31ㆍ15골), 오카자키 신지(34ㆍ14골)가 뒤를 잇는다.

토트넘 트위터

◆ 시즌 최다골 기록도 가시권

올 시즌 손흥민은 총 16골을 넣었다. 리그 9골,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5골, FA컵에서 2골을 쏟아부었다. 시즌 종료까지는 3개월 넘게 남았다. 지금과 같은 기세를 이어간다면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 경신도 가능하다. 손흥민의 이 부문 최고 기록은 2016-2017시즌 21골(리그 14골, UCL 1골, FA컵 6골)이다. 앞으로 6골 이상 더 넣으면 신기록을 작성한다. 토트넘이 리그와 함께 UCL, FA컵까지 동시에 소화하고 있어 치러야 할 경기가 많은 점은 손흥민의 발끝을 더욱더 기대케 하는 요소다. 손흥민이 몰아치기에 능한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토트넘은 UCL과 FA컵 모두 16강에 진출했다. 당장 20일엔 독일 분데스리가 RB 라이프치히와 UCL 16강 홈 1차전에 나선다. 손흥민에겐 또 다른 기회다. 익숙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6경기 연속 골 기록에 도전한다. 이에 앞서 무리뉴 감독이 우려하듯 언제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체력 고갈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 토트넘이 세 대회를 병행하기에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일정이 빠듯해질 수밖에 없다. 골을 많이 넣어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것만큼 체력을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상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