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로 계약이 끝나는 이문규 여자농구대표팀 감독의 거취가 주목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운명의 날이 밝았다. 논란의 이문규(64) 여자농구대표팀 감독의 재신임 여부가 18일 서울 송파부 방이동 대한농구협회 회의실에서 열리는 대한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이하 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위원회는 여자 농구대표팀의 경기력과 성과 등을 평가하는 곳으로 이 곳에서 이문규 감독의 거취에 대한 의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문규 감독의 임기는 이달 말까지다.
 
이문규호는 6일부터 9일까지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중국, 영국, 스페인과 한 조에 속해 1승2패 조 3위로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2년 만에 거둔 쾌거다. 하지만 이문규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용병술 부재와 선수혹사 논란이 따라 붙었다. 이문규 감독은 8일 영국과 경기에서 강이슬(부천 하나은행), 김단비(인천 신한은행), 박혜진(아산 우리은행)을 휴식시간 없이 40분 풀타임 출전시켰다. 박지수(청주 KB스타즈)와 배혜윤(용인 삼성생명) 역시 각각 37분19초와 36분42초 동안 코트를 누볐다. 주전 5명의 선수가 집중적으로 투입됐다.
 
이문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 경기 가지고 혹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조건 이겨야 했다. 도쿄출전권을 위해 영국을 상대로 총력전을 펼쳐야 했던 상황이었다"며 "WKBL에서 부상자가 5명 나왔다. 5명의 환자를 둔 감독 입장에서 마지막에 좁혀 오는 긴박한 상황에서 나머지 선수는 안되겠다고 싶었다. 그래도 6명이 이겨서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음 날 열린 중국전에서 한국은 40점차 완패를 당했다. 불과 3개월 전 만났을 때 접전 끝에 승리했던 상대에게 대표팀은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예선 첫 경기 스페인전과 예선 마지막 경기 중국전은 졸전 끝에 패했다. 충격적인 2연패에도 이문규호는 3연패한 영국을 제치고 가까스로 올림픽 진출권을 확보했다. 
 
혹사와 전술 부족이 아닌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이문규 감독과 선수들이 같은 생각이었는지는 의문이다. 11일 귀국 인터뷰에서 대표팀 막내 박지수는 대표팀에 대한 열악한 지원을 꼬집으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다들 아실 것"이라면서 중국전 패배에 대해 "뭐가 됐든 그냥 다들 아시는 부분이라 생각해서 딱히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박지수는 16일 WKBL 리그 경기 후 이문규 감독과 불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문규 감독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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