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LPGA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프로골퍼 출신인 남기협(39) 코치의 ‘아내 외조’는 남다른 수준이다. 그는 아내인 ‘골프여제’ 박인비(32)를 골프장 안팎에서 물심양면 돕고 있다. 이벤트 대회인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이 매년 경주에서 열리고 있는 것도 남 코치의 영향이 컸다. 남 코치의 고향은 경주다. 대회 현장 취재를 하면서 그가 찰보리빵 등 경주 먹거리들을 대회 관계자나 선수, 캐디들에게 일일이 제공하며 외조에 힘쓰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1명 더 제치면 ‘도쿄 올림픽행’

남 코치는 스윙이나 퍼트 등과 관련해서도 아내 박인비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 지난 16일(이하 한국 시각)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을 제패해 투어 통산 20승째를 달성한 박인비는 남편과의 호흡에 관한 질문에 "그런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행운이다"라며 "코스 안팎에서 모두 잘 맞는 편이다"라고 답했다.

박인비는 18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지난주 17위보다 6계단이 오른 11위에 올랐다. 오는 7월 열리는 도쿄 올림픽 출전 티켓 확보를 위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모양새다. 도쿄 올림픽 여자골프 경기에 출전하려면 6월까지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들고, 한국 선수 중에서는 4위 이내에 진입해야 한다. 박인비는 한국 선수 중에선 고진영(1위)과 박성현(3위), 김세영(6위), 이정은(9위)에 이어 5번째로 순위가 높다. 2016년에 이어 올림픽 2연패를 노리고 있는 그가 대회에 나서기 위해선 세계랭킹에서 한국 선수 1명을 더 제쳐야 한다.

박인비를 제외한 상위 4명의 한국 선수들은 모두 미혼이다. 반면 박인비는 남편이자 코치인 남 씨의 외조를 등에 업고 심리적으로 충분히 안정된 상태에서 올림픽까지의 남은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의 올림픽 출전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 중 하나다.

◆퍼트 감각까지 살아난 박인비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퍼트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해 그의 올림픽 입성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박인비는 “이번 우승의 원동력은 다른 게 아니라 정말 퍼트였다”며 “2년 동안 퍼트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이번에는 퍼트가 굉장히 좋았고 거리감, 라이 보는 것까지 다 잘 맞아떨어졌다”고 털어놨다.

남 코치에 따르면 박인비의 퍼트에는 3가지 비밀이 있다. 박인비는 로프트가 있으며 페이스각이 3.5도인 클럽을 활용한다. 그는 어드레스를 할 때 왼손을 아래로 내려 잡는 역그립을 하는데 1도 퍼터를 사용할 경우 클럽이 닫힌 상태로 공에 맞게 되기 때문이다. 그립도 차별화된다. 박인비는 오른손 그립을 옆으로 잡는다. 따라서 팔꿈치는 자연스럽게 몸에 붙여지고 더 안정적으로 퍼트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박인비는 퍼트시 오로지 공만 본다. 처음에 홀컵을 보고 몸으로 거리감을 느낀 다음에 어드레스 후 공만 보고 친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황에서 퍼트까지 살아난 박인비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모아진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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