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백화점면세점, 동대문 두타몰에 새로 입점... 두산 측에 연간 100억원 규모 임차료 지불
현대백화점면세점 두타점이 오는 2월 20일에 오픈한다. / 현대백화점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유통 거물 현대백화점그룹의 사활이 걸린 현대백화점면세점 2호점이 서울 시내 한복판에 오픈한다. 오프라인 면세점 확장으로 국내 면세점 빅4에 새로이 이름을 올리겠다는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의지로 읽힌다. 다만 신규개점 앞에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가 놓여 사업 초기 안정화 작업에 대해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 동대문 두타몰에 6층부터 13층에 걸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문을 연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대백화점 그룹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면세점 사업이다. 이로써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2018년 11월 무역센터점 첫 매장에 이어 약 1년여 만에 두 번째 점포를 갖게 됐다.

해당 점포는 본래 두산이 두타면세점으로 운영하던 장소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두산으로부터 618억원에 자산을 인수하고 연간 100억원의 임차료를 지불하는 통 큰 투자를 단행했다.

그동안 현대백화점그룹은 업계 빅3로 일컬어지는 롯데, 신라, 신세계와 비교해 면세점 사업에서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시내 면세점 매장 개수도 단 1개에 불과해 인지도뿐만 아니라 규모에서도 크게 밀렸다. 호텔롯데가 운영하는 롯데면세점은 2019년 매출이 10조원에 이른다.

또한 지난해 호텔신라도 면세점 사업에서만 매출 5조원을 이상을 기록할 만큼 확고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반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3668억원, 영업적자 742억원을 기록해 선두권과 큰 격차를 나타냈다.

오는 20일 오픈하는 현대백화점면세점 두타점 전경 / 사진 = 변세영 기자
오는 20일 오픈하는 현대백화점면세점 두타점 전경 / 사진 = 변세영 기자

압도적인 격차에도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오프라인 백화점의 정체를 타개할 방안으로 면세점 사업에 애착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6일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에 2000억원을 출자해 매장 운영비용을 지원했다. 앞서 지난 2017년부터 5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받은 2500억원까지 합하면 면세점은 현대백화점으로부터 총 4500억원을 수혈 받은 셈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새로 오픈하는 면세점과 기존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을 바탕으로 동대문 상권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내 면세점 확장으로 본격적으로 ‘규모의 경쟁’에 뛰어들면서 면세점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백화점 측은 면세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그런데 면세점 사업 앞에 예상치 못한 난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등장했다. 코로나 사태로 명동과 동대문 일대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빠져 오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면세점 측은 일정 연기 없이 개점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개점일은 고객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예정된 날짜에 면세점을 개점한다"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코로나 사태로 시내 관광객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로 내국인 고객에게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역 특색에 따라 매장 타깃을 20·30대에 맞추고 트렌디한 매장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이 럭셔리 면세점 표방했다면 두타점은 젊은 층을 겨냥해 코스메틱과 뷰티에 힘을 준 매장으로 확립한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기존 두타면세점 고객을 품는 방안도 도입됐다. 두타면세점 멤버십을 인증하면 해당 등급과 동일한 현대백화점면세점 멤버십을 제공하며 초기 안정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따이궁을 비롯해 면세점 업계 매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새로 오픈하는 두타점의 흥행 여부가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점 빅4로 들어설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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