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푸본그룹 예비입찰 참여…변수로 급부상
MBK파트너스, 자금력에서 특히 강점
KB금융, 비은행 부문 확대 의지 강해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대만계 금융그룹 푸본도 뛰어들었다. /푸르덴셜생명 제공

[한스경제=권이향 기자] KB금융지주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양자대결 구도로 진행될 줄 알았던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대만계 금융그룹 푸본이 가세하면서 다자구도로 인수전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푸본그룹은 지난달 16일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실사는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UBS와 회계법인 삼일PwC 등과 자문단을 꾸리고 푸르덴셜생명 실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내달 19일 있을 본입찰에는 전략적투자자(SI)인 KB금융과 푸본그룹, 재무적투자자(FI)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예비입찰에 참여 중인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우리금융그룹이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당초 우리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의 유력후보로 여겨졌으나 지난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 결합 펀드(DLF )사태와 금융당국의 내부등급법 승인 문제 등 여러 복잡한 사정이 얽히면서 불참했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지주사 전환 이후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금융사 인수합병을 다방면에서 검토하고 있는 만큼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서 복병으로 등장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예비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곳은 MBK파트너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MBK파트너스가 인수전의 유력 후보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다만,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8년 신한금융지주에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매각하면서 2년간 경영금지 조항이 포함된 약정을 맺어 올해 9월까지는 생명보험사를 인수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또 다른 잠재적 인수자로 줄곧 거론된 KB금융그룹 역시 비은행 부문 확대를 모색하는 만큼 생명보험사 경쟁력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하면 생보업계 10위 내 진입도 가능해진다. 생보사 보강이 필요한 KB금융 입장에선 푸르덴셜생명은 놓치기 아까운 매물인 것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겠다”다며 푸르덴셜생명에 대한 인수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KB금융이 인수전에서 과도한 지출은 하지 않겠다고 밝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이 초반부터 치열해진 양상을 띄는 것은 푸르덴셜생명이 ‘알짜배기’이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은 20조8133억원 규모로 생보업계 24곳 중 11위이다.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 여력(RBC)비율도 515.04%로 초우량 생보사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에선 자금력에서 강점이 있는 MBK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비가격 요소에 강한 KB금융이 경쟁력 있는 인수 후보군으로 보인다”며 “우리금융지주가 IMM프라이빗에쿼티와 손을 잡고 컨소시엄이 성사된다면 강력한 후보자로 급부상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권이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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