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리츠의 주가 하락세에도 불구하도 기관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작년 하반기 주가 급등세를 연출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상장 리츠종목들이 올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간 주가 상승에 따른 배당수익률 하락과 차익실현 매물 증가가 주가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또한 자산편입 부동산의 가치 하락 우려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의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판단이다. 지속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 자산의 가치는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정부가 리츠 활성화를 지원하는 한편, 실물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고 있어 이 역시 상장 리츠의 주가 향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프라임리츠와 롯데리츠, 신한알파리츠, 이리츠코르랩 등 대다수 상장리츠 종목이 -1% 전후의 하락세를 보이며 장을 마쳤다. 에이리츠만이 홀로 0.16% 상승했다.

최근 상장 리츠 종목들은 연일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작년 말 상장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주가 상승세를 이어왔던 롯데리츠는 올해 들어 10% 이상 주가가 빠졌다.

공모가 5000원이었던 롯데리츠는 증시 상장 첫날인 지난해 10월 30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6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화려한 증시 데뷔전을 치른 셈이다. 롯데리츠는 상장과 동시에 시총 1조원을 넘어서며 하반기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투자대상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7100원까지 급등세를 보였던 롯데리츠는 11월 중순 이후 하락세로 전환, 현재 5400원대까지 하락했다.

특히 최근 롯데쇼핑이 작년 부진한 실적과 함께 200여 개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밝히면서 롯데리츠 주가 하락세에 불을 질렀다. 롯데리츠가 투자하는 자산 대부분이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과 마트, 아웃렛 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과도한 우려일뿐, 롯데리츠의 사업과 향후 추가적인 자산 편입 역시 상장시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라는 것이 롯데리츠 측의 입장이다. 실제로 롯데리츠가 보유한 자산들은 롯데쇼핑 보유 부동산 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우량한 자산이기 때문에 이번 점포 정리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3일 롯데쇼핑이 일부 오프라인 점포를 정리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면서 롯데리츠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으나, 구조조정 대상 점포는 임차 점포로 롯데리츠 편입 대상 점포 84곳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미 (롯데리츠가) 편입한 자산 10곳도 모두 매출 기준 상위 점포라 구조조정 대상이 아니고, (상장시) 기존 계획에 따라 신규 자산의 편입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리츠에 이어 증시에 상장한 NH프라임리츠 역시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기관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한알파리츠와 에이리츠 등도 마찬가지다. 주가 흐름은 다소 부진하지만 기관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는 모습이다.

경기 부진과 불확실한 대외환경, 지속되는 저금리 등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상장 리츠는 매력적인 투자상품이란 진단이다. 특히 최근 주가 하락으로 인해 시가 배당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상장 리츠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러브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자산의 가치 상승세를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최근 주가 하락으로 상장 리츠들의 시가 배당 수익률이 작년 말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며 "안정적인 배당 수익과 함께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도 노려볼 만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공모 리츠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도 상장 리츠 주가에 긍정적 요소다. 정부는 작년 공모 리츠에 대한 세제 해택 적용을 예고한 바 있다.

정부는 일정 기간 이상 공모 리츠나 부동산 펀드 등에 투자해 발생한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세율 9%)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이자나 배당 등 금융소득에 적용되는 일반 세율(14%)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한 역사복합개발, 역세권, 복합환승센터 등 공공자산 개발이나 시설 운영 사업자 등을 선정할 때 공모 리츠나 펀드, 공모 자금을 활용하는 사업자를 우대하기로 했다. 이는 공모 리츠의 사업성과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줘 리츠 활성화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공모 리츠는 이미 글로벌 투자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리츠만이 홀로 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을 뿐,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국가의 리츠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이 밝힌 글로벌리츠 총 수익률(TR) 지수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 글로벌 리츠 지수는 2.69% 상승했다. 미국(3.2%)을 비롯해 프랑스(4.4%), 영국(3.6%), 싱가로프(2.7%) 등 대다수 국가의 리츠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리츠 지수는 1.8% 하락했다.

한편, 올해에도 다수의 리츠가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미 상장리츠를 운용 중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추가적으로 서울 태평로빌딩과 신세계 제주조선호텔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이지스 밸류플러스리츠’, 인천 부평구 임대아파트를 기초자산으로 한 재간접리츠인 ‘이지스 레지던스리츠’ 등의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하반기엔 코람코자산신탁이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매입한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100여 곳에 투자하는 ‘코람코 에너지플러스 리츠’의 상장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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