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3일 대구FC-전북 현대전 DGB대구은행파크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ㆍ경북에서 속출하면서 대구 지역을 연고로 하는 시민구단 프로축구 K리그1(1부) 대구FC의 2020시즌 홈 개막전이 연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대구시가 소집한 코로나19 긴급대책회의에는 대구 구단 관계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오는 29일 오후 4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릴 예정인 대구-강원FC의 K리그1 개막전 연기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구단의 한 관계자는 20일 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커지면서 대구시에서는 개막전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 관련 내용의 공문을 받아서 어제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전달했다”며 “프로축구연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에 대구시는 중앙 정부가 의료인력 및 의료시설 확보 등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 달라고 거듭 요청하고 있다. 권영진(58) 대구시장은 "시민 여러분께서는 오늘부터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일상 생활에서 마스크를 꼭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구 구단 관계자는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좋지 않다. 하룻밤을 자고 나면 10명 이상씩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1만2000여명이 한 곳에 모이는 리그 경기 행사를 여는 건 저희로서도 부담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K리그 개막을 열흘도 채 남기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가 급속도로 번지기 시작하면서 프로축구연맹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인터뷰에서 “사무국 차원에서는 K리그 일정의 변경을 검토하고 있지 않고 있다. 다만 어제 상황이 좋지 않게 바뀌면서 심각한 사항으로는 받아들이고 있다”며 “리그 일정 변경은 연맹 사무국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각 구단의 상황을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해 봐야 한다. 그래서 21일 K리그1, 2 구단의 대표자(사장 또는 단장)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언급했다.

리그 일정 변경 시나리오는 크게 2가지다. 연맹 관계자는 “홈 어웨이 변경 같이 일부 경기에 관련한 일정 변경은 두 구단의 합의가 우선이다. 합의가 되면 연맹은 승인만 하면 된다”며 “만약 리그 일정을 전체적으로 변경해야 한다면 대표자 회의에서 결론을 내릴 수는 없고 연맹 이사회로 안건을 상정해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하는 그림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맹은 개막전에 앞서 오는 26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2020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 계획이다. K리그1 12개, K리그2 10개 구단의 감독, 선수들이 모여 시즌 출사표를 밝히고 각오를 다지는 자리다. 연맹 관계자는 “K리그 미디어데이는 개막 일정이 바뀌지 않는 한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행사의 시간과 동선 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구급차도 불러 놓는 등 안전에 만전을 기한 상태로 진행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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