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규제 가해진 수원 가보니…매도-매수 '눈치싸움'
[현장에서] 규제 가해진 수원 가보니…매도-매수 '눈치싸움'
  • 황보준엽 기자
  • 승인 2020.02.22 09:00
  • 수정 2020-02-22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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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호가는 제자리…아직 상승여력 충분
매수자는 태도 바꿔 '저가매물' 찾아달라
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 전경. /황보준엽 기자
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 전경. /황보준엽 기자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규제 때문에 집값이 조정된다구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번 오른 가격은 절대로 내려가지 않아요. 다만 규제로 인해 지금보다 낮은 가격에 사겠다고 하는 수요자들은 늘어날 것 같습니다."

정부가 '수용성(수원·용인·성남)'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2.20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직후 21일 만난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렇게 말했다. 규제 발표 며칠 전에도 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 전용면적 84㎡를 7억원 중반대에 2건 거래했다고 한다.

권선구의 대장주 아파트인 '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의 경우 전용면적 84㎡의 가장 최근(2월) 실거래가는 7억7000만원이다. 현재 호가도 7억원 중반대다.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만 하더라도 이 단지는 5억원대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풍선효과 및 교통호재가 맞물리면서 세달 새 3억~4억원이 올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수원 권선구(7.68%), 수원 장안구(3.44%), 안양시 만안구(2.43%), 의왕시(1.93%)도 같은 기간 수도권 누적 상승률(1.12%)의 1.5배에 달하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 20일 수도권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핀셋 규제를 가했지만, 해당 지역 매도자들은 개의치 않아하는 분위기다.

매도호가를 내리거나 급매물을 내놓는 등의 모습은 없었다. 호반베르디움더퍼스트도 호가를 유지하고 있었고, 인근의 한양수자인파크원는 오히려 실거래가 보다 호가를 높여 부르고 있다.

이 지역 A공인중개사 대표는 "호가를 낮추거나 급매물이 나오거나 하는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며 "이번 규제가 서울 같은 투기과열지구처럼 고강도도 아니고 만약 안 팔리더라도 매도인들은 저가에 매매할 바에는 그냥 본인이 살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금곡동 부동산. /황보준엽 기자
금곡동 부동산. /황보준엽 기자

이와는 반대로 매수자들의 태도는 달라졌다. '비싸도 매수하겠다'는 수요가 멈추고, 호가가 떨어지면 사겠다는 대기 수요가 늘었다. 이날 만난 공인중개사들은 최근 들어 매수 대기자들에게 호가 보다 낮은 매물을 찾아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저가매물을 잡겠다는 것이다.

권선동의 B공인중개사는 "정부가 규제를 발표한다는 소식이 나오고 나서 매수자들이 저가 매물을 찾아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수원의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기 조정대상지역이었던 성남 분당구 등에서 상승세가 이어져왔고, 교통호재가 풍부하다는 이유에서다. 수원은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에 인덕원선 신설 등 각종 개발호재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매물이 걷어 들여지며 단기적으로 급등하던 호가가 숨을 고르며 상승률이 둔화하거나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수요자 관망 움직임이 예상되나 가격 조정양상까지 이어지기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