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씨네]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짐승들’, 관객은 뭘 잡아야 하나
[이런씨네]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짐승들’, 관객은 뭘 잡아야 하나
  • 양지원 기자
  • 승인 2020.02.23 16:16
  • 수정 2020-02-23 16:16
  • 댓글 0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포스터./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포스터./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돈에 눈이 먼 인간들의 욕심을 그린 영화다.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된 듯 하지만 알고 보면 한 가지 사건으로 얽히고설킨 이야기다. 대가 없는 돈은 없고, 손에 쥐었다한들 또다시 빠져나가는 게 돈이다. 영화는 물질적인 욕망에 사로잡힌 각 캐릭터들의 면면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고찰한다. 뻔한 소재 탓일까. 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진다.

찜질방에서 일하고 있는 중만(배성우)은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간다. 기억을 잃은 어머니 순자(윤여정)와 가족의 생계가 먼저인 영선(진경)이 싸우는 꼴을 매일 봐야 하는 그는 하루하루가 힘겹다. 그러던 어느 날 사물함에서 정체불명의 돈가방을 발견하게 된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던가. 돈가방을 횡재라 여긴 중만은 호기롭게 찜질방을 그만둔다. 그러나 ‘돈냄새’를 맡고 온 수상한 이들에게 덜미가 잡히고 만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순차적인 구성이 아니다. 시간의 구성을 변주한 스토리로 돈가방에 어떤 사연이 깃들어져 있는지, 원래 주인은 누구인지를 맞추게 한다. 사라진 애인 떄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고 있는 태영(정우성),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전도연),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신현빈), 불법체류자 진태(정가람), 고리대금업자 박사장(정만식)까지 다양한 인물 군상을 볼 수 있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리뷰./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리뷰./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이들의 목표는 오로지 돈이다. 영화의 제목처럼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이들의 욕망이 때로는 지저분하게, 때로는 절박하게 펼쳐진다. 일본작가 소네 케이스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장르적인 재미를 더해 범죄극의 묘미를 살린다.

“돈 앞에서는 아무도 믿지 말라”는 연희의 대사는 이 영화의 주된 메시지다. 돈에 눈이 먼 이들의 욕심과 파국이 비극적으로 그려진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인만큼 폭력적인 장면들도 있다. 다만 관객들을 의식한 듯 노출과 선정적인 장면을 최대한 줄인 듯한 연출이 돋보인다.

잦은 편집과 현란한 카메라 워크로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디테일한 장면 연출과 감성은 돋보이지만 이렇다 할 재미를 찾기는 힘들다. 뻔한 소재와 예측 가능한 결말, 기시감을 주는 장면들이 연이어 펼쳐지기 때문이다. 여느 범죄영화에서 흔히 봤던 장면들과 인물들 간의 갈등이 고스란히 차용돼 신선한 재미를 주지 못한다. ‘있어 보이기 위해’ 노력하지만 허술하기 그지없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스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스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집합한만큼 연기를 보는 재미는 있다. 정우성의 허술한 캐릭터 소화력과 전도연의 화면을 압도하는 열연이 대표적이다. 신선한 마스크인 신현빈은 제 몫 이상의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러닝타임 108분. 2월 19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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