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맨 오른쪽) 2020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은 21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응 방안을 밝혔다. /연합뉴스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한국 탁구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2020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의 최대 악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청정' 지역으로 분류됐던 부산에서 21일 첫 번째 확진 사례(200번, 231번)가 발생했다. 이후 이틀 만인 23일 오후 5시 기준 확진자가 모두 16명으로 급증했다. 방역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2020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관계자는 23일 본지에 "방역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대회를 차질 없이 치르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주 국제탁구연맹 관계자가 대회 최종 점검을 위해 한국을 찾아 경기장 등을 찾아 살펴봤다"면서 "국제탁구연맹 역시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인지한 상황이다. 이번 주 국제연맹 차원에서 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회 취소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회를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국내 대회도 아닌 세계선수권대회를 취소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더구나 올해 도쿄올림픽도 있고, 대회장인 벡스코 대관 일정도 꽉 차 있어 대회를 뒤로 미루는 것도 여의치 않지만, 기온이 오르고 바이러스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는 시점으로 대회를 연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 취소보다는 무관중 경기나 방역 강화 등 가능한 모든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데인턴 국제탁구연맹 사무총장(왼쪽)이 다음 달 22일 열리는 2020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준비 상황 및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응 방안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조직위와 국제탁구연맹은 21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대처 방안과 대회 준비 현황을 알렸다. 스티브 데인턴 국제탁구연맹(ITTF) 사무총장은 "ITTF가 준비 상황을 실사한 결과 아주 성공적으로 대회가 개최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역사상 최고의 세계선수권대회를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질문에 데인턴 사무총장은 "최종적으로 결정한 부분은 없다"면서도 "상황이 급격히 악화한다면 연기 등의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민 조직위 공동위원장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간으로 하고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연기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부산시, 방역 당국과 긴밀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2020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는 코로나19 확산에도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날 조직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선제적으로 대응 차원에서 22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탁구선수권 조 추첨식 행사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부산시 해운대와 동래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2020 부산 세계탁구선수권 대회는 다음 달 22일부터 29일까지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일주일 간 열릴 예정이며 대회 기간 열화상 카메라 4대를 비롯해 손 소독제, 관중용 마스크를 경기장 곳곳에 배치한다. 또 경기장을 하루 2차례 소독하는 것은 물론 화장실 및 문손잡이 등 접촉이 많은 시설물은 30분 단위로 소독한다는 계획이다.

박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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