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최지연 기자] 가수 겸 배우 박소진이 SBS '스토브리그'에서 김영채로 분헤 시청자들에게 배우로서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극 중 소진이 분한 김영채는 스포츠 언론에서 존중받는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은 아나운서다. 드림즈의 민감한 문제를 꼬집으며 감초 같은 역할을 잘 해냈다는 호평을 얻었다. 이에 대해 소진은 "(걸스데이 때는) 늘 밝고 희망적인 모습만 보여드렸으니까 다르게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채는 사실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인물이라 보시는 분들이 낯설다고 느끼셨을 것 같다"고 배우로서의 변화에 대해 말했다.

- 기자회견 신에서 인상적인 등장을 보여줬는데.

"그때 촬영하면서 생각한 영채의 마음은 한국 사람이 외국에서 용병으로 온다는 것 자체가 이슈이기 때문에 특종을 잡으러 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상황적으로 선배들이 선한 스토리를 쌓아왔기 때문에 영채의 대사가 더 강렬하게 느껴졌을 것 같다. '이렇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보다 '난 이런 말이 하고 싶어'라는 느낌에 초점을 맞춰서 연기했다"

- 그렇기 때문인지 악역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는데.

"단편적으로는 나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단순히 나쁜 인물이었으면 그런 분위기는 오히려 안 만들어졌을 것 같다"

- 스튜디오 촬영이 외롭진 않았나.

"외롭다는 생각보다는 좋은 선배님들도 많고 좋은 스태프들과 그 분위기 안에서 케미를 느끼면서 신을 만들었다면 더 좋은 경험이었겠다 하는 아쉬움이 있다. TV 속 인물이다 보니 다른 인물들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던 게 아쉽다"

- 드림즈 소속이 아니었다.

"영채는 백승수 단장이라는 사람을 새롭고 재밌다고 느끼기도 했고 단순히 소식만 전한다고 생각을 했으면 거기에서 끝났을 텐데 소식을 전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이 담겼는지 아닌지를 잘 파악하고 중간지점을 잘 파악하는 인물이다. 객관적이면서도 전할 수 있는 건 전하려고 노력한 게 드림즈에 대한 궁금증과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 안타까움이 섞인 것 같다"

- 준비하면서 참고했던 아나운서나 기자가 있나.

"영채 자체가 복합적인 인물이어서 누구 하나를 정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뉴스 채널을 틀어놓고 아나운서와 앵커를 따라 해 보기도 하고 스포츠 뉴스나 캐주얼한 현장 인터뷰를 따라 해보기도 했다. 여러 느낌을 다 모아서 섞으려고 했던 것 같다"

- 촬영하면서 반응은 찾아봤나.

"첫 등장 신 나온 후에는 회사도 바뀌고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기로 했기 때문에 궁금해서 찾아봤다. 물론 얄밉다는 말들이 속상하기도 했지만 '그래 얄미웠으면 됐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생겼다. 그래서 나중에는 그 반응을 아는 게 역할을 소화하는 데 방해될까 더 찾아보지는 않았다"

- 이번에 확실한 존재감을 남겼지만 지금까지의 여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렇게 큰 사랑 받는 작품 안에 있다는 건 감사할 일이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앞으로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반복해서 거절당하는 것에 대해 각오를 했지만 막상 계속 겪어보니 쉽진 않았다. 그렇지만 오디션에 합격하고 안 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런 과정으로 인한 다음에 생기는 것들이 좋은 영향이 되었던 것 같다. 쉽지 않았지만 좋은 과정이었다"

- 연기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그룹 활동할 때 병행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작은 역할들을 하긴 했는데 그때는 막연하게 연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러다 회사 옮기기 전에 연극을 했는데 그때 마음에 불이 확 붙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에 생명력이 끝나갈 때쯤에 내가 사는 것을 위해 살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컸다. 그런데 연극을 하면서 열정이 다시 생겨났다. 그때 (연기를 계속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 아이돌에서 배우로 가면서 깨트리려고 했던 게 있었나.

"전에는 이런 얼굴이 예쁜 얼굴이고 이렇게 스타일링 하는 게 멋있고 하는 기준이 있었다. 그 기준을 지켜야 완벽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좋은 것인지에 대해 알게 됐다. 점차 그런 강박들이 줄어들어서 마음이 훨씬 더 자유롭고 고민도 줄었다"

- 평소에 고민이 많은 편인가.

"생각이 많아서 그게 정리가 안 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굳이 안 해도 되는 생각과 몰입해서 해야 하는 생각이 분리됐다. 어릴 때보다 확신은 없지만 내가 이루어가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 뚜렷해진 것 같다"

- 어떤 확신이 없어진 것 같나.

"어릴 때는 취향이 뚜렷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뭐든지 변할 수 있다는 유연함이 생겼다. 언제든지 변할 수 있고 상황도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벌써 데뷔 10주년인데. 자신에게 한마디 한다면.

"충분히 잘 해왔다고 말하고 싶다. 활동할 때는 정상이 있을 것 같고 더 완벽해야 할 것 같았는데 그게 마냥 의미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아쉬운 면은 있지만 충분히 잘했구나 라고 생각하고 싶다"

- 앞으로의 활동 포부.

"많이 배우면서 지낼 것 같다. 여러 작품에서 인사드리고 싶다. 쉽지 않은 길이고 편견도 있지만 그게 오히려 저한테는 반전이 될 수 있고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응원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사진=눈컴퍼니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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