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 스틸./CJ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일본에서도 흥행 중이다.

일본 내 배급사 비타즈 엔드에 따르면 ‘기생충’은 지난 1월 10일 일본에서 개봉한 이후 지난 22일까지 44일간 일본 전역에서 22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평균적으로 하루 5만 명이 영화관에서 ‘기생충’을 관람한 수치다.

이 기간 동안 티켓 판매 수입은 30억 엔(약 325억 원)을 돌파했다. 일본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 역대 흥행 수입 1위에 달한다.

종전 역대 일본 개봉 한국영화 흥행 1위는 정우성, 손예진 주연작 ‘내 머릿속의 지우개’(30억 엔), 2위 배용준, 손예진 주연작 ‘외출’(27억5000만 엔)이었다. 그러나 ‘기생충’이 흥행 수입 30억 엔을 넘어서며 새로운 흥행 역사를 쓰게 됐다.

이 같은 일본의 뜨거운 반응을 입증하듯 지난 23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기자클럽에서 진행된 ‘기생충’ 첫 방일 기자회견에는 현지 취재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참석한 기자회견으로 주최 측이 준비한 150여 개 좌석은 빈 자리 없이 꽉 찼다. 일본 매체 소속 언론인 등 약 200여 명이 몰렸다. 마이니치, 도쿄, 아사히 등 일본 주요 매체 신문들이 봉 감독과 송강호의 첫 방일기자회견 소식을 보도했다.

봉 감독은 “아카데미상을 받아 영광이다. 일본을 포함한 모든 나라의 관객이 수상 전부터 영화를 보고 뜨겁게 반응해 준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송강호는 “‘기생충;이 일본 관객분들에게 환영 받아 기쁘다. 양국 관계가 계속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대 초반에는 한국영화가 일본에서도 많이 소개됐는데 그 후로는 교류가 적어졌다. 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나라다. ’기생충‘을 계기로 서로의 작품에 관심을 갖고 성원을 보내는 2000년대 초반의 모습이 돌아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영화의 주제인 사회적 빈부 격차 문제에 대해 “양극화의 실상을 폭로하고 싶었다기 보다 우리들이 안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영화 속에서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 주요 언론 매체들은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에 대해 호평한 바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변화의 물결을 느끼게 한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최근 사회 문제를 파고드는 메시지 성이 강한 영화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지만 애니메이션과 디즈니 작품이 흥행하는 일본에서는 사회성 높은 작품의 상업적 성공을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기생충의’ 쾌거는 일본 영화계의 등을 밀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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