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로 수자(사진) 보르도 감독이 황의조를 최전방에 기용하지 않는 이유가 주목 받고 있다. OSEN 제공

[한스경제=박대웅 기자]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간판 원톱 '빛의조' 황의조(28)가 소속팀 지롱댕 보르도에서 최근 4경기 3골을 몰아치며 절정의 골감각을 뽐내고 있다.
 
황의조는 24일(이하 한국시각)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19-202시즌 리그앙 26라운드 파리생제르맹(PSG)과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18분 헤더로 선제골을 넣었다. 올 시즌 6호골이다. 리그앙 절대강자 PSG를 상대로 만든 득점이어서 의미는 더 크다. 토마 바시치의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의 마크를 피해 공중 볼을 따냈고, 골키퍼가 멍하니 바라볼 정도로 정확한 헤더로 PSG의 골망을 흔들었다. 뛰어난 위치선정과 정확한 마무리가 빛난 득점이다. 비록 팀은 난타전 끝에 PSG에 3-4로 역전패했지만 황의조의 활약 만큼은 눈부셨다. 이로써 황의조는 16일 디종전(25라운드) 동점골에 이어 2경기 연속 헤더 득점을 기록했다. 6일 브레스트전(23라운드)까지 포함하면 최근 4경기에서 3골을 모두 머리로 만들어냈다. 절정의 골 감각이다.
 
프로 데뷔 후 줄곧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던 황의조는 보르도 이적 후 최전방을 고수하지 않는다. 처진 공격수로 최전방과 2선을 오가며 공간을 창출하거나 문전으로 침투하는 동료에게 패스를 찔러주는 '9.5번'의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물론 직접 득점의 마침표를 찍기도 한다.
 
황의조의 활용법을 두고 파울루 벤투 감독과 보르도의 파울로 수자 감독의 성향은 극명하게 갈린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특유의 공간 침투와 골결정력을 갖춘 황의조를 대표팀의 붙박이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하고 있다. 황의조 역시 벤투 감독 부임 후 A매치 21경기에서 9골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이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레바논 원정 및 브라질과 평가전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속팀에서는 감독의 전술에 따라 다른 포지션을 맡을 수도 있지만 나는 황의조를 최전방 공격수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황의조가 24일(한국시각) 열린 PSG와 원정 경기에서 시즌 6호 골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수자 감독은 왜 황의조를 최전방에 배치하지 않을까. 수자 감독은 지난해 리그앙 13라운드 원정 경기에 앞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물음에 답했다. 그는 "황의조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일본(감바 오사카)과 한국 대표팀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뛰거나 두 명의 스트라이커 중 한 자리를 맡기도 했다. 이런 임무를 맡았을 때 어떤 공격 패턴을 만들 수 있는지 여러 차례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내가 보는 황의조는 공간을 창출하는 데 더 능력이 있다"며 "그는 라인 사이에서 움직이는 데 필요한 좋은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황의조는 역동성이 있고, 볼 컨트롤 능력도 수준급이다.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최종 패스를 찔러넣을 수도 있다. 중거리슛 능력도 갖췄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런 장점이 있는 황의조를 2선에 배치했을 때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사무엘 칼루, 니콜라스 드 프레빌도 마찬가지며 이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자 감독의 혜안이 황의조 물 오른 득점 감각과 함께 빛을 발하고 있다.

 

박대웅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