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로나19 피해업종, 5~10% 이상 급락...삼성전자도 4% 넘게 빠져
내수타격 장기화 우려 커져...정부 경기부양책, 중국 공장가동률 회복 등 관건
24일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급락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국내 증시가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투심이 급속도로 얼어붙는 모습이다.

이에 24일 개장과 함께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 3~4% 가량 급락세를 보였다. 2월 들어 낙폭을 줄여가던 항공과 여행, 유통, 카지노, 면세점 등 코로나19 피해주들의 주가도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83.80포인트(3.87%) 급락한 2079.04로 마감됐다. 올해 들어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코스닥 역시 연중 최대 폭인 4.30% 가량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앞서 중국발 코로나19 우려가 제기됐던 지난 달 28일 3.09% 하락한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당시엔 국내 확진자 수가 거의 없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일부 업종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주 대구,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국내 산업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미 지난 주 삼성전자는 물론 SK하이닉스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직원 일부가 확진자로 분류되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의심환자가 되면서 일부 사업장 폐쇄와 방역작업이 실시됐다. 또한 해당 사업장의 직원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등 실제 영업에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국내 시총 1위 종목인 삼성전자 주가도 4% 이상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대비 2400원(4.05%) 떨어진 5만68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3.40%, LG전자는 4.24% 하락했다.

코로나19가 대구, 경북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시장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대구, 경북 지역에 위치한 백화점과 은행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부 지점의 영업중단과 방역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국가가 늘면서 항공과 여행업종의 타격도 장기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한 국가는 이스라엘, 바레인, 요르단, 키리바시,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등 6개국이다. 또한 한국에서 입국한 이들을 일정 기간 격리하거나 건강 상태를 관찰하는 등 입국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브루나이, 영국,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마카오, 오만, 에티오피아, 우간다, 카타르 등 9개국이다.

중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외국인의 입국이 줄면서 카지노와 면세점, 호텔, 화장품업체 등 유통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파라다이스와 GKL 등 외국인전용 카지노에선 지난 달 말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주부터 급증함에 따라 중국 이외 국가에서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질까 업계에선 우려하고 있다.

항공 및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792만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이 같은 감소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항공사들은 운항노선 축소와 함께 임원의 임금 삭감, 임직원 무급휴가 도입 검토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여행업계와 면세업계도 유급휴가 도입을 검토하는 등 코로나19 사태가 잦아들 때까지 비상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급속히 확대되면서 시장 역시 민감하게 반응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이 모두 6% 이상 하락했으며, 티웨이항공이 11%, 진에어가 8% 넘게 빠졌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주가가 각각 7%, 5% 넘게 하락했으며, 호텔신라도 5% 이상 떨어졌다. 파라다이스와 GKL도 각각 4% 이상 하락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가(스트레티지스트)는 "보이지 않는 적이 무서운 법"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재차 긴장모드에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국내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내수가 타격을 받는 기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며 "이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이 정상화되는 데 시간은 더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허 투자전략가는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커질수록 이후 중국과 한국 등 정부들의 대응도 강력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도 중국과 유사한 입장"이라며 "결국 경기나 주가 반전의 관건은 중국의 공장 가동률 정상화 여부"라고 판단했다.

김동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