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긴급이사회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국내 프로스포츠가 된서리를 맞았다. 프로야구와 함께 국내 양대 프로스포츠로 꼽히는 프로축구 K리그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 올 시즌 K리그 개막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29일과 3월 1일 예정됐던 K리그1(1부)과 K리그2(2부) 개막전은 각각 열리지 않는다. 26일로 계획됐던 미디어데이도 취소했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3일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다수가 모이는 행사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연맹은 "국민과 선수단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기 위해 이러한 조처를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변경된 리그 일정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연맹은 K리그 선수들이 출전하는 R리그와 K리그 산하 유스 클럽들이 출전하는 K리그 주니어의 개막도 잠정 연기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전북 현대, 울산 현대, FC서울, 수원 삼성의 대회 홈 경기는 당분간 '무관중 경기'로 치르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이날 대한축구협회(KFA)도 아마추어와 프로를 통틀어 최고의 축구팀을 가리는 대한축구협회(FA)컵과 세미프로 K3, K4리그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FA컵은 우선 3월 14일 열릴 예정이던 1라운드와 같은 달 28일로 예정된 2라운드가 연기된다. K3, K4리그의 출범식과 3월 경기들도 모두 미뤄졌다. 축구협회는 "연기된 일정은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며 조정해 공지하겠다"고 언급했다.

프로스포츠들의 잇따른 중대 발표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그 시작점이었다. WKBL은 지난 21일 오후 7시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정규리그 부천 하나은행-부산 BNK 경기를 시작으로 무기한 '무관중' 경기를 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23일에는 한국배구연맹(KOVO)이 “25일부터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도드람 2019-2020 V리그를 무관중 경기로 진행한다”고 알렸다.

24일 축구계 변화에 이어 25일과 이후에는 각각 남자 프로농구와 프로야구가 리그 운영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남자 프로농구는 국가대표 휴식기를 끝낸 후 26일 재개되는데 최근 WKBL 경기들과 2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한국-태국 국가대표 경기가 모두 무관중으로 펼쳐진 것을 고려하면 KBL은 25일 긴급 이사간담회에서 향후 ‘무관중 경기’를 하겠다고 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최대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프로야구는 당초 예정대로라면 다음달 14일 시범 경기를 시작한다. 다른 종목들에 비해 시간은 남아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700명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특히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대구에서 6경기가 열린다. 대구를 연고로 하는 삼성 라이온즈는 3월 14일부터 두산 베어스, KT 위즈와 2연전씩을 치른다. 이후 21과 22일 NC 다이노스를 만난다. 대구시는 프로야구 일정 연기를 공식 요청한 상황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무관중 시범 경기를 비롯해 최악의 경우 일정 취소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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