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호연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에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을 묻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부 자문그룹 물갈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의료시스템 이원화와 중국발 입국자 입국 금지 조처 등도 재차 요구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신천지와도 무관한 사태라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는 24일 오후 서울특별시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 사태 심각 단계에 따른 대한의사협회 긴급 기자회견’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박홍준 서울시의사회 회장 ▲방상혁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최대집 회장은 “그간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감염증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지역사회감염 전파 차단을 위해 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격상해야 함을 역설했다”라며 “정부는 뒤늦게 심각 단계로 격상하였으나 이제 더욱 중요한 것은 심각 단계에 준하는 실질적 조치들을 신속하게 취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막을 수 있던 상황이었지만 총체적 방역에 실패했다”라며 “총오늘의 코로나19 감염병 참사에 대해 방역의 총체적 실패를 인정하고 근본적인 정책 개선을 해야 하며, 그 시작은 바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질이다”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정부 전문가 자문그룹의 전격 교체도 역설했다. 대통령과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오판을 이들이 유발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 13일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하고,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집단행사와 방역조치를 병행 실시해도 된다고 권고한 것은 명백한 실수다”라며 “현재 알려진 평균 잠복기를 감안하면 현재 폭증한 환자의 상당수가 이 잘못된 권고 기간과 겹치는데, 이는 정부의 예상이 완전히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문그룹이 지난 한 달 동안 방역을 인권의 관점에서 해야 한다며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이 필요 없다고 말하고, 무증상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함으로써 엄청난 피해를 야기했다”라고 지적하며 이들의 전격 교체를 촉구했다.

최대집 회장은 아울러 중국발 입국자 입국 금지를 재차 요구하고 마스크 등 핵심 의료 보호 장구의 중국 반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골든타임은 놓쳤지만 이제라도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라며 “의학적 관점에 따른 의사협회의 조언을 외면하면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대한의사협회의 권고를 꾸준히 무시해 지금과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라며 “지역사회 확산은 명백한 방역 실패다”라고 말했다.

또 “무증상 감염자들 역시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고 상당한 감염력을 지닌다는 것이 최근의 의학적 연구에서 밝혀졌다”라며 “중국 등 위험지역의 문을 열어놓고 유증상자들을 검역에서 걸러내는 것으로는 해외 감염원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26일부터 6차례에 걸쳐 중국발 입국자 입국 금지 조처를 정부에 권고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외면했고, 코로나19 사태가 지금과 같이 확산됐다는 게 대한의사협회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신천지 확산과 무관한, 국민 불특정 다수에게 닥친 위기라고 주장했다.

최대집 회장은 “정부는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지역사회감염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주요 원인을 특정 종교 단체에 돌리고 있다”라며 “이들 역시 누군가에게 감염된 환자들이고 이들이 고의로 바이러스를 타인에게 전파한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이들은 보호받고 치료받아야 할 우리 환자들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다”라며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이자 피해자인 이들을 비난하는 사회 분위기는 극히 경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hoyeon54@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