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PC방 이용자 수↓…"감염 확산 막기 위해 위생에 만전"
지난 24일 서울시내 한 PC방의 모습. /연합뉴스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는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교육부도 전국 유·초·중·고등학교 개학을 오는 3월 2일에서 3월 9일로 일주일 연기했다.

유은혜 부총리·교육부 장관은 지난 23일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교육부는 교육청과 함께 학원 휴원과 등원 중지를 권고하겠다"며 "학부모들도 학생들이 학교 밖 교육 시설과 PC방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하도록 개학까지 2주 동안 지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젊은 인구의 이용이 많은 PC방 업체들은 이용자 감소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전국 PC방 사용시간이 일정 부분 감소, 각 PC방 업체들마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넥슨 자회사 엔미디어플랫폼이 제공하는 PC방 게임 통계서비스 더로그의 PC방 주간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월 3주 차(2월 17일~2월 23일) 전국 PC방 총 사용시간은 약 3330만 시간을 기록했다. 전 주 대비 11.2%,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감소세는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PC방 방문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PC방 점유율 최상위권을 차지하던 주요 게임들도 대부분 감소세를 보였다. 독보적인 선두 '리그 오브 레전드'는 전주 대비 10.3% 감소한 약 1550만 시간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주간 사용시간이다.

실제 PC방 직원들도 일정 부분 PC방 이용률 감소를 체감하는 모습이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PC방의 직원 A(20대·여) 씨는 "보통 주말 같은 경우에는 만석이었지만, 지난주 주말에는 절반 정도로 줄었다"며 "먹거리 주문량 역시 손님이 줄어서 조금 줄어든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서교동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PC방의 직원 B(24·여) 씨는 "손님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전주 대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며 "주말은 바쁜 편이었지만, 평일에는 손님량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주가 코로나19의 최대 고비라고 들었다. 아마도 전주보다 이번주 주말 이용자가 더욱 떨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는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눈·코·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전염된다. 그만큼 한정된 공간에서 활동이 제한적인 PC방은 감염 방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날 만날 업체들 역시 위생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PC방 직원 A씨는 "매장 입구에 손 세정제를 비치, 특별히 사용을 권하지 않았는데도 손님들의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PC방 직원 B씨 역시 "손님들이 자체적으로 마스크와 위생 장갑을 착용하고 이용한다"며 "저희 매장 전 직원 역시 감염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항시 착용하고, 손님들을 위해 평소 보다 많은 양의 에탄올(소독제)을 사용해 헤드셋과 키보드 세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PC방과 같은 다중이용시설 이용에 대한 자제를 권고했기에 이용자 수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며 "다만, 게임마다 업데이트·이벤트 등의 상황이 각기 달라, 등락의 원인을 단순히 코로나19에서 찾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정도영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