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준(왼쪽)-김창평. /OSEN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좋다. 조금만 더 올리면 되겠다.”, “정말 많이 늘었다.”

SK 와이번스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비로비치. SK 투타의 미래 이원준(22)과 김창평(20)을 바라보는 코칭스태프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원준과 김창평은 SK의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은 선수다. 이번 캠프에서 기량이 일취월장하며 5선발과 주전 내야수 경쟁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둘은 나란히 24일(한국 시각) 끝난 1차 캠프 MVP로 선정됐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17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SK에 입단한 이원준은 2018시즌 1패에 평균자책점 29.45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도 1패에 평균자책점 19.29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2군에선 64.1이닝을 소화하며 14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3.50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또 지난해 호주 유망주 캠프 때부터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올 시즌 SK의 5선발 후보로 급부상했다. 190cm, 98kg의 건장한 체격에 최고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이원준이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하면 SK 선발진은 한 층 탄탄해질 수 있다.

그는 21일 열린 청백전에 선발로 나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이날 이원준은 뛰어난 제구와 묵직한 구위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하며 염경엽(53) 감독과 코치들을 흡족하게 했다. 최상덕(49) 투수코치는 “캠프기간 내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지만 (이)원준이가 특히 건강하고 성실하게 훈련에 임해줬다. 지난해 호주 캔버라 유망주캠프 때부터 변경한 팔동작과 팔의 위치를 이번 캠프때까지 지속적으로 진행한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직 컨디션이 완벽하게 올라오지는 않았으나 연습경기를 진행하면서 점차 좋아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재 SK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은 내야 센터라인이다. 김성현, 정현, 최항, 김창평이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특히 무주공산에 가까운 2루 자리엔 최항과 김창평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2년차 김창평은 공수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으며 1군 경험이 많은 최항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염 감독은 시즌 시작 전까지 두 선수를 경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진영(40) 타격코치는 “(김)창평이는 캠프 준비를 가장 잘해온 선수 중 하나였다. 또한 많은 훈련량에도 불구하고 힘든 내색 없이 열심히 훈련에 임해줬다. 나를 비롯한 모든 코치들이 창평이의 성실함은 물론 캠프기간 눈에 띄게 기량이 향상 된 것에 대해 이견이 없었다”고 높게 평가했다.

지난해 호주 캠프 때부터 주전 도약을 위해 구슬땀을 흘린 김창평은 이를 악물었다. 그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공수주 모두 잘 해야 된다. 전체적으로 내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아직 배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어느 하나 게을리 할 수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타격에 자신이 있으니 그 점을 살리고 싶다. 빠른 발을 가지고 있으니 주루 쪽에서도 뛰는 야구를 강점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창평은 “주전경쟁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기대감이 크다. 올해는 자신 있다. 팬들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정말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두 선수는 이제 애리조나 2차 캠프에서 2라운드에 돌입한다. 애리조나 2차 캠프는 실전 위주다. 주전으로서 성공 가능성을 점검할 수 있는 본격적인 시험대다. SK 캠프에 새 바람을 불어 넣고 있는 이원준과 김창평이 올 시즌 히트상품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비로비치(미국 플로리다주)=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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