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서정진 회장,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서 셀트리온 3형제 합병 가능성 언급
사외이사 물갈이 통해 경영투명성·다양성 강화 나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올해 은퇴를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 제공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셀트리온이 지난해 매출액 ‘1조 클럽’ 진입에 성공하면서 올해 보다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그와 동시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말 서 회장의 은퇴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 산적한 과제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 회장 아들들에게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고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1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9%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1.6% 성장한 393억원이다. 매출은 전년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제약 ‘1조 클럽’ 진입에 성공했다.

이는 서정진 회장의 뚝심과 과감한 연구개발(R&D) 덕분이었다. 서정진 리더십으로 탄생한 ▲트룩시마 ▲허쥬마 ▲램시마 등 셀트리온의 주력 제품 3종은 지난해 최대 매출액 경신의 1등 공신이었다.

특히 램시마는 국제 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램시마는 존슨앤드존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를 셀트리온이 복제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다. 유럽연합(EU)를 비롯한 미국, 캐나다, 일본 등 80개국에서 허가를 받아 시장을 넓혀나갔다.

올해는 ‘램시마SC’를 유럽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램시마SC는 램시마를 인슐린 주사처럼 맞기 쉽게 피하주사형으로 개선한 약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국가의 보건당국에서도 1~2년 내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서 회장과 셀트리온은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1조 클럽’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이들은 가장 중요한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서 회장이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2세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서 회장의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2014년 입사 이후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 셀트리온 제품개발부 부문장으로 일하고 있다. 차남 서준석도 셀트리온의 이사다.

이들이 이사회 의장직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오너 일가가 지주사와 계열사의 지분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서 회장은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셀트리온 3형제’(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 가능성을 언급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분 35.49%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을 통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기업가치가 높게 책정된다면, 서 회장은 신주를 더 받아 지분을 늘릴 수 있다.

셀트리온의 사외이사도 대거 ‘물갈이’될 전망이다. 법무부의 ‘사외이사 임기 제한’ 법안 탓도 있지만 이사진의 다양성과 투명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체 노력 중 하나다.

셀트리온은 지난 19일 주주총회소집결의를 통해 기우성 대표 재선임과 사외이사 대거 교체에 나설 계획이다. 새로 선임될 예정인 사외이사로는 ▲김근영 인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김원석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유대현한양대학교 류마티스병원장 ▲이순우 한라대학교 경영학과 석좌교수 ▲이재식 한양대학교 미래인재원 경영학과 겸임교수 등이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법무부의 법안을 준수해 보다 투명한 경영을 위한 노력으로 사외이사 교체에 나선다”라며 “보다 다양한 직종을 이사로 선임해 다양성도 함께 챙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정진 회장이 은퇴를 앞두고 보다 건강하고 안정적인 셀트리온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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