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DB자산운용, 작년 국내 최초로 중국 헬스케어 투자 펀드 출시
대다수 운용사 관련 펀드 없어
한화자산운용도 올 3월초 관련 펀드 출시 예정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국 헬스케어 관련 펀드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지난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시장의 공포도 커지는 모습이다. 현재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8만명을 넘어섰으며, 사망자도 2700여명을 상회하고 있다. 이에 국내 증시는 물론 간밤 뉴욕 증시가 급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중국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역설적으로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중국 헬스케어 기업들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중국 내 중소형 병원들의 장비와 시스템, 서비스 등이 개선되면서 관련 헬스케어 산업과 기업들의 수혜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 중국의 헬스케어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은 그리 많지 않다. 일부 자산운용사가 관련 펀드 상품을 출시했을 뿐, 대다수 상품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위주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자산운용이 지난 해 5월 국내 최초로 중국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를 출시했다. 지난 해 5월 13일 대표 클래스펀드를 설정한 DB자산운용의 'DB차이나 바이오헬스케어 증권자투자신탁(H)[주식]' 펀드는 중국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 자산의 88%를, 홍콩 기업에 11%를 투자중이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9.40%, 설정후 누적 수익률은 30.87%를 기록하고 있다.

DB자산운용은 지난 2009년 업계 최초로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를 설정해 운용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현지 자산운용사와의 협업을 통해 해당 펀드를 출시, 운용하고 있다.

DB자산운용은 펀드 출시 당시 중국의 헬스케어 산업이 2020년 1374조원(약 8조위안), 2030년 2748조원(약 16조위안)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중국의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이 아직은 구조조정 초기 단계지만, 마무리 단계로 진입할수록 이익 성장률과 주가 상승률이 더욱 가파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헬스케어 지출액이 미국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판단에 한화자산운용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한화자산운용은 중국의 상장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는 전용 펀드를 준비 중이다. 한화자산운용은 내달 초쯤 중국 헬스케어 투자 펀드인 '한화 차이나셀렉트 헬스케어 증권'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중국의 급속한 고령화와 가처분 소득 증가에 따른 시장 잠재력 등을 고려했을 때, 지금이 중국 헬스케어 산업에 투자할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향후 중국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노령인구를 보유한 국가로, 65세 이상 인구 수는 미국의 2.4배, 일본의 4.6배에 달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현재 전체 인구의 11%(약 1억5000만명) 수준에서 2050년 3배 수준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가우정지(高正姬) 한화자산운용 차이나에쿼티 팀장은 "중국이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며 "향후 30년간 아시아에서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고령화 인구의 큰 폭 증가가 예상되며, 중국은 4억 명의 노령인구를 보유한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의료보험 지출 증가도 관련 산업의 수혜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가우 팀장은 "지난 2018년 기준 중국의 의료보험 지출은 1조 7800억 위안으로 최근 15년 동안 매년 15~20% 가량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며 "의료비 지출이 소득수준과 상관관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의료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정부의 중소형 병원에 대한 의료서비스 및 장비 업그레이드 지원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중국의 온라인 의료자문 서비스 선두 기업의 신규 가입자가 10배 가량 증가하는 등 관련 기업의 수혜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중국 헬스케어 산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DB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의 수혜도 기대된다. 현재 바이오 및 헬스케어 산업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펀드는 많지만, 중국 헬스케어 기업에 주목하는 자산운용사는 상당히 드문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헬스케어 증권자투자신탁1호' 펀드의 경우 대부분의 자산을 미국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어 영국과 스위스, 덴마크, 일본의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중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의 '메리츠 글로벌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 역시 펀드 자산의 40% 가량을 미국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어 일본과 덴마크 기업에 각각 10% 이상 투자하고 있다. 중국 헬스케어도 일부 편입돼 있지만, 전체 투자 자산의 8%에 불과하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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