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명예' 쏘렌토, 싼타페에 또 자리 내주나
‘반쪽 명예' 쏘렌토, 싼타페에 또 자리 내주나
  • 강한빛 기자
  • 승인 2020.02.26 12:33
  • 수정 2020-02-26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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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계약 새 역사쓴 쏘렌토, '일일천하'
5월 출격앞둔 싼타페에 고객 흡수될까
쏘렌토/기아차 제공
쏘렌토/기아차 제공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기아자동차가 국내 브랜드 중 첫 중대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를 내놓으며 인기몰이에 신호탄을 쐈지만 사전계약 하루 만에 제동에 걸리며 ‘일일천하’에 끝났다. 정부 에너지 소비효율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친환경차 세제 혜택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다.

기아차는 쏘렌토를 통해 ‘골든사이클’ 진입에 기대감을 보였지만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며 당분간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기아자동차에 따르면 쏘렌토는 지난 20일 사전계약을 시작해 당일에만 1만8941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11월 더 뉴 그랜저의 기록인 1만7294대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쏘렌토가 사전계약 역사를 새로 쓴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간 자리가 비어있던 국산 첫 중형 하이브리드 SUV이기 때문이다. 사전계약 중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는 1만2212대로 64%에 달한다. 

친환경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량의 성장세도 한 몫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국내 자동차 제조사의 친환경차 내수 판매는 총 11만219대로 전년보다 18.5% 증가했는데, 이 중 하이브리드자동차(HEV)는 7만5966대가 팔리며 전년과 비교해 68.9%나 성장했다.

여기에 쏘렌토에는 현대·기아차 SUV 최초로 신규 플랫폼이 적용돼 공간 활용성도 강화됐다.

기아차에 따르면 신형 쏘렌토는 신규 플랫폼의 컴팩트한 엔진룸 구조와 짧은 오버행,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하는 최적의 레이아웃 설계를 통해 동급 중형 SUV는 물론 상위 차급인 대형 SUV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실내공간을 완성했다. 더불어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이 처음 적용돼 차량 주행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1차 충돌 이후 운전자가 일시적으로 차량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차량을 제동해 2차 사고를 방지해준다.

그간 공백이던 국산 중대형 하이브리드 SUV에 쏘렌토가 등장하자 소비자는 사전계약에 응답했고 이는 기아차의 신차 러쉬 ‘골든 사이클’ 시작의 기대감을 알리기도 했다.

지난 20일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은 ‘2020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올해 ‘신차 골든 사이클’에 올라탄 만큼 글로벌 판매 300만대를 목표로 설정했다”면서 “지난해부터 셀토스, 모하비, K7 부분변경 모델, K5에 이어 이달에는 쏘렌토를 내놓으며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카니발, 내년에는 스포티지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아차는 그 다음 날 오후 4시,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의 갑작스러운 사전계약 중단을 알렸다. 정부 에너지 소비효율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서 친환경차 세제 혜택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세제혜택을 받으려면 연비가 15.8㎞/ℓ를 넘어야 하는데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5.3㎞/ℓ를 기록했다. 

기아차가 기존에 내놓은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은 ▲프레스티지 3520만~3550만 원 ▲노블레스 3800만~3830만 원 ▲시그니처 4070만~4100만 원의 범위 내였지만 정부의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고객들은 개별소비세 100만 원, 교육비 30만 원, 부가가치세 13만 원 및 취득세 90만 원 등 233만 원의 친환경차 할인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기아차의 수난에 눈길은 한 지붕 식구 현대차의 동급차종 싼타페에 쏠린다. 특히나 오는 5월 싼타페 역시 하이브리드로 새 단장을 해 출격을 앞두고 있어 쏘렌토 고객이 대거 흡수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는 5월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내·외장 디자인 변화에 신규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하고, 가솔린 2.5 터보 및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싼타페는 8만6198대가 판매됐고 같은 기간 쏘렌토는 5만2325대에 머물렀다.

기아차는 “기존 공지된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의 사전계약 가격은 변동될 예정이며, 쏘렌토 하이브리드 사전계약 고객 여러분들께는 별도 보상안을 마련해 개별 연락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