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D 마요르카에 입단한 기성용. /구단 트위터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기성용(31)이 스페인 프로축구 1부 리그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클럽 RCD 마요르카에 입단했다. 그의 기량이 라리가에서도 통할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마요르카 구단은 25일(이하 한국 시각)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기성용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6월 말까지다. 따라서 기성용은 마요르카 유니폼을 입고 2019-2020시즌 잔여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데뷔에 성공할 경우 그는 이천수(39ㆍ레알 소시에다드·누만시아), 이호진(37ㆍ라싱 산탄데르), 박주영(35ㆍ셀타 비고), 김영규(25ㆍ알메리아), 이강인(19ㆍ발렌시아), 백승호(23ㆍ지로나)에 이어 라리가 무대를 밟은 7번째 한국인 선수가 된다.

한준희(50) KBS 축구 해설위원은 26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기성용의 앞날을 비교적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한준희 위원은 “라리가의 두드러진 특징은 빅클럽이든 스몰클럽이든, 또 공격 축구를 하든 실리 축구를 하든 관계 없이 선수들의 기본기가 평균적으로 가장 좋다는 점이다”라며 “기성용 역시 어린 시절부터 기본기를 잘 다져왔다. 라리가의 특성에 충분히 부합할 수 있는 선수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관건은 ‘체력’과 ‘경기 감각’이라고 짚었다. 한준희 위원은 “우선 체력과 경기 감각부터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니이티드 시절 많이 뛰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에도 공백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EPL 뉴캐슬과 지난달 결별한 기성용은 K리그 복귀를 염두에 두고 프로 데뷔팀이었던 FC서울, 1부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다시 해외 진출을 모색했다. 스페인과 카타르, 미국프로축구(MLS)의 여러 팀들과 협상을 한 끝에 결국 마요르카로 행선지를 정했다. 새롭게 합류할 팀을 찾느라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한준희 위원은 “그러나 체력과 경기 감각 부분이 올라오면 라리가, 마요르카와 잘 어울릴 수 있을 것이다. 테크닉은 물론 시야와 패싱력이 좋다. 또 마요르카는 하위권팀치고는 공격력이 나쁘지 않아서 기성용의 패스를 활용할 수 있는 공격 자원들이 많은 편이다”라고 강조했다.

마요르카는 올 시즌 6승 4무 15패 승점 22로 라리가 20개 팀 가운데 하위권인 18위에 올라 있다. 팀이 강등권에 놓여 있는 만큼 이번 단기 계약은 기성용으로서도 크게 아쉬울 게 없다.

마요르카 구단은 "기성용은 EPL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스코틀랜드 셀틱에서는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고 소개했다. 구단은 3차례(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의 월드컵 출전, 국가대표팀 주장 이력,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 등 대표팀 경력도 상세히 전하며 기성용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소개 영상 초반에는 기성용 사진 중 눈 부분을 가리는 등 영화 '기생충' 포스터를 패러디해 눈길을 끌었다.

등번호 '10번'을 단 기성용은 구단 홈페이지에 실린 인터뷰에서 "마요르카에서 뛰게 된 것, 특히 스페인에서 뛰게 돼 큰 영광이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무대다"라며 데뷔전을 기대했다. 마요르카는 다음 달 2일 헤타페와 홈 경기를 앞두고 있다. 다만 이 경기가 기성용의 스페인 무대 데뷔전이 될지는 미지수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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